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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부작용? 난 아닐 거야? 아니야, 나였어...

그저 복불복의 제비 뽑기에 불운이 당첨된 결과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앞서 성형정보에 대해서 온라인에 관해서 이야기했다면 이제 오프라인에서 얻는 경로에 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오프라인이라고 하면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성형외과 간판을 보고 상담을 하러 가는 경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다.  보통은 단체 및 소규모 계 모임에서 정보를 얻는다.  여자들은 만나면 남편, 시댁 이야기나 자식, 손주, 반려견 자랑까지 끝나고 나면 최종적으로 성형정보를 공유하면서 모임이 마무리된다.  어느 모임이나 할 것 없이 사람을 만나면 ‘얼굴이 좋다.’ 또는 ‘안색이 나쁘다’라는 말이 기본적인 인사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오지랖을 포장한 간섭을 하기 시작한다.


  이때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물론 여기에서도 잘못된 정보는 있을 수 있지만, 각자 오랜만에 만나 본인이 했던 시술, 성형에 대해서 털어놓으며 병원, 가격정보까지 구체적으로 모두 알 수 있다.  오프라인의 장점이 기다릴 필요 없이 실명으로 모든 정보를 그 자리에서 다 알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소규모 모임이 사실 기대되고 설레기까지 한다.  몇 년 전 와인 모임에서도 피부과 정보를 알 수 있었다.  레이저시술을 아주 잘한다는 것이다.  지인찬스를 얻어 몇 명의 지인들은 점 빼는 시술을 받으러 갔었다.  그리고 동창회 모임을 갔더니 필러 정보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싼 가격에 뭔가 찝찝한 마음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3만 원이란 가격에 흡족해하며 서너 번 더 갔다고 전해 들었다.


  그리고 사촌 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어쩌다 가족 모임이 되었는데, 언니들의 눈이 모두 같은 모양이었다.  사촌이 많아서 생긴 에피소드라고 해도 너무 웃긴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큰집 언니 3명이 쌍꺼풀수술을 했는데, 그다음엔 작은집 언니 4명이 한 번에 쌍꺼풀수술을 한 것이었다.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었다.   단체로 성형하러 갔다는 것이 머릿속에서 그려져 혼자 피식 웃었다.  질보다는 양적으로 저렴하게 할 생각이었던 것 같다.  가뜩이나 자매라서 비슷하게 생겼는데, 쌍꺼풀수술까지 같은 병원에서 해서 그런지 개성이 없어 보였다.  이 정도면 유전자의 힘이란 얼마나 대단한가?  정말 공장에서 찍어낸 듯했다.  같은 자궁에서 같은 병원이라니, 나만 웃기는지 모르겠다.


  나는 단체로 관광 가듯이 성형외과를 방문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단체로 가는 이유는 뭘까?  단체라면 몇 명을 말하는 것일까?  나의 기준으로는 3명 이상이면 소규모 단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유는 간단하다.  비용절감을 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외모를 조금이라도 변화를 주기 위해서 큰마음을 먹고 하는 성형인데, 가성비를 따진다는 게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3명이 상담받고 성형하게 된다면 한 사람에게 온전히 집중되지 못한다.  오로지 가격절충에서 맞춰진 성형일지 모른다.  그러므로 나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채 의사의 임의대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의사도 인간인데, 수입은 줄어들면서 일이 많아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7명 중 단 한 명도 부작용이 없었던 점은 얼마나 다행인가?  만약에라도 쌍꺼풀 수술이 한 명이라도 잘 못 되었다면 아마도 7명이 달려가서 따질 것을 생각하면 아찔해서 수술을 잘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단체의 힘이란 또 이런 것인가 싶지만, 혹여라도 만약을 생각하면 여럿이서 가서 성형하는 것은 반대하고 싶다.  심지어 나, 한 명의 금액과 7명의 금액이 비슷했다.  그 정도로 저렴한 비용이었다.  다른 성형수술 금액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쌍꺼풀수술 비용은 정확히 440만 원이었던 것이 기억난다.  물론 나의 경우 10년 전이고, 신사동에서 안검하수, 쌍꺼풀, 뒤트임, 지방제거까지 했다는 점에서 분명 차이를 보일 것이다.


  이러한 단체 성형 중에서 비슷한 일이 또 발생했었다.  나의 고객의 사례이다.  계모임을 하던 친구들이 함께 모여 눈썹 거상술을 하셨다.  이 성형을 하게 된 이유는 60대가 되니 눈꺼풀이 처지면서 눈썹이 계속해서 눈을 찔러서 친구들과 성형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수술 후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얼굴색이 시커멓게 변했고 칼자국이 선명하게 있었다.  하필이면 혼자만 부작용을 겪으셨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고 했다.  어느 곳에서도 책임을 회피했고, 오롯이 혼자서 피부과 시술비용을 부담하면서 1년이 넘는 시간을 모자를 쓰고, 컨실러를 찍어 바르면서 대인기피증까지 겪으셨다고 하셨다.  


이러한 사례를 접하다 보면 공통으로 ‘왜 하필이면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라는 생각은 다들 한 번씩 하셨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딱히 의사의 잘못이라고도 할 수 없다.  그저 나의 컨디션은 내가 직접 체크하는 일만이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그저 복불복의 제비 뽑기에 불운이 당첨된 결과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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