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항아리

(과거)

by 강은자


고추장 항아리


모양과 재질은 알 수 없으나 고추장 항아리는 고추장을 담가 저장하는 옹기로 주로 숨 쉬는 그릇이라고 옹기를 쓴다

옹기는 미세한 공기구멍(기공)이 있어 안의 음식이 자연스럽게 발효되고 곰팡이 없이 오래 보관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옹기를 사용했다

고춧가루 메주가루 찹쌀이나 맵쌀 엿기름 매실 멸치액젓 산야초효소 물엿 묵은 장 소금 레시피레야 뭐 이렇게 넣고

늘 내가 해 먹는 방식대로 해보자

매실을 믹서에 곱게 갈고

멸치액젓은 작년 김장 끝나고

남은 거 끓여서 고운체에 걸러 약간의

소스만 사용하고 소금은 시간이 허락되면 볶아서용 메주가루 엿기름은 재래시장 할머님들이 가지고 나와 팔고 계신 것으로 준비


​아이들 어릴 적에는 고추장도 3근씩 해년마다 준비해서 떡볶이도 오징어볶음도 많이 먹었는데 아이들 성장해 집을 떠나고 달랑 둘 남은 우리 부부 모임이 많아 밖에서 먹는 시간도 많고 남편 저녁 약속 있는데 나 혼자 먹자고 준비하기도 싫고 해서 이번에는 1근 반정도면 먹을 수 있는데

이것마저 하지 않고 지금은 아주 편한 선택 마트 표 고추장

마트에서 사서 먼 길 비행기 타고 나와함 게 들고 인도네시아 까지 간다

엄마를 보고 자란 시골 고추장 담그는 풍경

해마다 겨울을 앞두고 마당에는 고추장

담그는 풍경이 그려진다

항아리 뚜껑이 줄지어 열리고 엿기름 물에서 은은한 단내 퍼지고 고춧가루와 메줏가루

소금 매실액을 넣고 고루 섞을 때마다

어머니의 손끝에서는 오랜 세월의 지혜가

묻어나고 장독대 위로 흩뿌려진 햇살은 마치 축복처럼 따뜻하고 장독 뚜껑을 닫는 그 순간

한 해의 정성과 기다림 느껴진다


별이 수놓은 밤이다

가로등 불빛 아래 베란다에 놓인 옹기가 고요히 빛난다

그 옹기를 바라보니 문득 그리운 엄마가 떠오른다

시집올 때 엄마가 사주셨던 그 살림살이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조금 귀찮게 여기면서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며 늘 곁에 두었다

가을이 되면 소국 한아름 안고 들어와

옹기가 넘칠 만큼 꽂아 두곤 했다

국화 향 가득한 그 계절을 지나

베란다 한편 고추장은 또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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