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건가

by 강은자

길거리 은행잎들이 바람결에 이리저리 뒹굴고

날아다니며 춤을 추고 있다

점심시간이 되었나 보다 직장인들이

거리에 나와 삼삼오오 짝을 지으며 하하 호호

떠들면서 식당가를 찾아간다

잠시 난 바람의 흔들거림을 따라

은행나무 그늘아래 폰 꺼내 검지 손기락만

손바닥 안에 작은 휴대폰 자판만 내려다보고 부지런하게 찍어 대고 있다

얼굴에 머물고 간 바람은 쌔콤 하지만 맛있는 바람인 듯하다 약간 손가락도 시리지만

건물 기둥에 잠시 기댄다

등에 둘러메고 있는 가방이 무겁다

조금 전 염색약을 몽땅 사서 넣고 짊어진 탓이다 버스가 도착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남았구나 뚜벅이로 생활하는 것도 낭만이라면 낭만이네 내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이런 주어진 시간은 없겠지

세차게 또 한 번 바람이 일렁인다

회오리를 일으키며 은행잎들은 거리에서 왈츠를 추며 게 다가왔다가 사라진다

벌써 11월 중순이구나

하염없이 바라본 은행잎과 바람결

이런 모습도 잠시 머물러 있다가 떠나갈 거야

외로움이 밀려든다

봄이면 아기 새 입처럼 뾰족하게 살포시

거친 살결 파고 나와 햇살과 비바람맞으며

여행 나와서 무더운 여름 초록이 짙게 피어나더니 이제는 노랑 나무 꽃 그 어떤

색감보다도 더 아름다운 노랑 고운 옷 챙겨 입더니 이제 앙상한 나뭇가지 남겨두고

바람과 사람들의 발길에 차이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너 내년에 다시 만나야자고 작은 목소리 속삭이며 난 너에게 안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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