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조깅이 가르쳐준 삶의 속도

by 강은자

육하원칙 글 써보기

(언제)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하루를 정리하듯 길을 나서는 시간이 우리 부부의 일상이 된 지도 벌써 한 달째다. 하루의 분주함이 조금 가라앉는 시간 우리는 집 근처 길을 천천히 걸으며 그날 있었던 일들을 도란도란 이야기한다. 특별한 계획이 있어서라기보다 그저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시간이다.


(어디서)

길은 멀리 있는 특별한 장소가 아니다. 집 근처에서 늘 걸어 다니던 익숙한 길이다. 낮에는 오토바이, 차량, 사람들이 분주했던 거리도 저녁이 되면 조금은 조용해지고 뜨거운 바람도 한결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하루를 돌아보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삶의 작은 순간들을 함께 나눈다.


(누가)

이 길을 함께 걷는 사람은 남편과 나다. 오래 함께 살아온 부부이지만 하루를 이렇게 천천히 나누는 시간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바쁜 날에는 걷지 못할 때도 있지만 가능한 날에는 서로를 기다리며 다시 길 위에 선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새 그 시간이 우리 삶의 작은 약속처럼 자리 잡았다. 운동이라고 하기보다

서로의 하루 일상 마무리가 더 어울린다.


(무엇을)

이 산책에 작은 변화가 생긴 것은 한 권의 책을 읽은 뒤였다. 책 속에서 만난 ‘슬로우 조깅’이라는 운동이 마음에 남았다. 평소처럼 한 시간 동안 걷던 길에서 마지막에 조금이라도 뛰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반 바퀴 정도를 가볍게 뛰어 보았다. 큰 도전이라고 할 것은 없었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었다.


(어떻게)

첫날의 결과는 솔직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마치 몸이 땅속으로 가라앉는 것처럼 무겁고 피곤했다. 내가 너무 무리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 날 운동 시간에는 다시 천천히 걷기만 했다. 그러다 책 속에서 읽었던 방법을 다시 떠올렸다. 발은 앞꿈치로 가볍게 착지하고, 보폭은 좁게 하고,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편안한 속도로 달리는 것. 숨이 차오를 만큼 빠르게 뛰는 것이 아니라 몸이 부담 없이 움직일 수 있는 속도로 천천히 이어가는 것이 슬로우 조깅의 핵심이었다.


남편은 그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운동이라면 숨이 목까지 차오를 정도로 뛰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내 방식대로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빠르게 뛰기보다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속도를 선택했다.


(왜)

그렇게 시작한 슬로우 조깅이 어느덧 한 달이 되었다. 몸무게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원래 정상 체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의 느낌은 분명히 달라졌다. 몸이 한결 가벼워졌고 하루의 움직임도 더 활기차졌다. 무엇보다 마음이 달라졌다. 머릿속에 늘 슬로우 조깅의 리듬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마음이 삶 속으로 스며들었다. 빠르게 달리는 것이 능력이 아니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속도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배우게 된 것이다.

이제 저녁 길 위에서 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하루를 돌아보고 몸의 리듬을 느끼고 삶의 속도를 다시 배우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슬로우 조깅은 나에게 운동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가 되어 가고 있다.

인생도 운동처럼 숨이 차도록 달리기보다 오래 걸을 수 있는 속도를 찾는 것이 더 지혜로운 길일지 모른다. 천천히 달려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오래 계속 걸어갈 수 있는 삶의 리듬이다. 살을 뺀다는 느낌은 아니다 나의 일상 루틴을 찾는 것이다.

나는 오늘 밤도 내일 밤도 슬로우 조깅을 할 거야


#슬로우 조깅

#땀

#옆 사람

#대화

#육하원칙에 쓰자

#글쓰기

#공부

#슬로우

#조깅

#대화스킬 #대화

작가의 이전글데일리 필로소피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