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에서 발견한 이기는 인생 전략
독서모임 결갈피 3기 1주차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달 저희의 탐구 대상은 무려 2,500년의 세월을 관통한 고전, 『손자병법』이었습니다.
전쟁 기술을 다룬 책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며 책장을 넘겼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병법서가 아니라, 인생이라는 전쟁터를 슬기롭게 건너는 법을 알려주는 지혜의 보고였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찾기 위해 떠나는 여행처럼, 독서모임은 저희를 낯선 사유의 세계로 안내했습니다.
그곳에서 저희는 ‘이겨놓고 싸우는 법’에 대한 뜨거운 토론을 나누었습니다.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이길 조건을 갖춘 뒤 싸움을 시작하지만, 패배하는 군대는 먼저 싸움을 벌여놓고 요행으로 승리를 구한다."
손자의 이 문장은 저희의 폐부를 정확히 찔렀습니다.
"일단 헬스장 1년 치 끊으면 운동하겠지", "아이패드 사면 공부 열심히 할 거야"라며 장비부터 갖추고 의지력에 모든 것을 맡겼다가 '기부천사'가 되어버린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지 않습니까?
저 역시 제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작년 초, 운동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었지만 헬스장과 필라테스를 덜컥 등록했습니다.
'일단 부딪힌' 케이스라 실패할 확률이 높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1년 넘게 운동을 지속했고, 심지어 바디프로필까지 성공적으로 찍었습니다.
비결이 무엇일까요? 그분은 자신도 모르게 '이기는 판'을 짜고 있었습니다. 의지가 약해질 것을 예측하고 일부러 퇴근길 동선에 있는 헬스장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퇴근 후 무조건 헬스장에 들러 아주 잠깐이라도 운동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의지력에 기댄 '기도 메타'가 아니라, 이길 수밖에 없는 환경을 설계한 완벽한 '선승구전' 전략이었습니다. 저희는 이 대목에서 다 함께 무릎을 쳤습니다.
"전쟁이란 속임수다. 능력이 있어도 없는 척하고, 사용하려 해도 안 하는 척하며, 가까이 있으면서 멀리 있는 듯 보이게 하고, 멀리 있으면서 가까이 있는 듯 보이게 하라."
'정직'을 최고의 미덕으로 배우며 자란 저희에게 손자의 가르침은 당혹스럽습니다.
하지만 총성 없는 전쟁터인 사회생활을 떠올려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상사가 "힘든 거 없어? 솔직하게 말해봐"라고 할 때, 정말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가 '불만 많은 직원'으로 낙인찍힌 경험은 없습니까?
손자가 말하는 '궤도'는 비열한 사기가 아닙니다. 나의 패를 전부 보여주지 않고, 상대의 수를 읽으며 최적의 타이밍을 기다리는 고도의 심리전이자 전략입니다.
연인이 "화 안 낼 테니 솔직하게 말해봐"라고 할 때, 저희는 생존을 위해 가장 평화로운 길을 택하지 않았습니까? 나의 의도를 적절히 숨기고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 관계와 비즈니스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는 어른의 지혜일지도 모릅니다.
"공격에 능한 자는 아홉 겹 하늘 위에 떠 있는 듯하여 적이 막을 수 없다."
개인의 역량(形, 형)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흐름(勢, 세)을 타는 것은 더 중요합니다. 제갈량이 화살 한 발 없이 안개 낀 강에 배를 띄워 10만 개의 화살을 얻은 것처럼 말입니다.
저희는 종종 '세'를 읽지 못하고 '형'만으로 억지로 밀어붙이다가 좌절합니다. 남들이 코인으로 돈 벌었다는 소식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고점에 물리는 '인간 지표'가 되는 건, 남이 만든 '세'에 휩쓸린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분이 최근 유행하는 '두바이 쫀득 쿠키'를 예로 들었습니다.
단순히 유행에 편승해 쿠키를 파는 것은 파도에 올라탄 서퍼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약과나 당고 모양으로 차별점을 주거나,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더 듬뿍 넣는 식으로 '나만의 흐름'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서퍼로 시작했지만, 스스로 작은 파도를 만드는 '파도 생성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맛집 옆집도 맛집'이 되는 현상처럼, 큰 흐름 속에서 나만의 특이점을 만드는 것이 바로 '세'를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토론이 깊어지면서, 우리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과정이 좋았으니 결과도 좋을 거야'라고 기대하거나, 나쁜 결과를 얻으면 그 과정 전체가 쓸모없었다고 치부해버립니다. 저 역시 학창 시절,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경험 때문에 '결과가 전부'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이야기를 나누었고,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손자의 관점은 달랐습니다. 그에게 '결과'는 단순한 성적표가 아니라, 다음 수를 두기 위한 '데이터'였습니다. 패배라는 결과는 '나는 실패자다'라는 낙인이 아니라, '왜 졌는가? 상대의 전략은 무엇이었고, 나의 어떤 조건이 부족했는가?'를 냉철하게 분석하게 만드는 가장 귀중한 정보인 셈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저의 아픈 경험은 더 이상 실패가 아니었습니다.
'나의 노력(과정)이 부족했다'가 아니라, '나의 공부 전략(과정)이 그 시험(결과)에는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됩니다. 이 데이터를 통해 다음번에는 다른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결과를 다음 스텝을 위한 발판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태도야말로, 우리를 '불패(不敗)', 즉 지지 않는 사람으로 만드는 핵심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운(運)을 뒤집으면 공(功)이 된다." 누군가 툭 던진 이 말에 저희는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인생의 승리는 요행이나 운에 달려있지 않습니다. 이길 수밖에 없는 '공'을 들이는 자에게 찾아옵니다.
『손자병법』은 저희에게 싸움의 기술이 아닌, 인생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태도를 가르쳐주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이기는 판'을 설계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