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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바람 Feb 22. 2023

데이트

겨울방학 동안 수고한 너와 나에게 주는 상

후~

보물상자에 가득 낀 먼지를 입김으로 불어낸다.

이어 심호흡 한 번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떨리는 마음으로 보물상자의 뚜껑을 연다.


오늘 내 기분이 그렇다.

얼마 만에 여는 보물상자인지.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내 브런치를 찾아왔다.


6개월이 다 되어간다.

내가 재취업에 성공한 지. 그리고 적응해 나간 지.


초반에 우당탕탕 엉망진창 정신없던 아줌마는

이제 나름 회사 내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자랑스러운 일꾼으로 거듭났다.

나 자신이 기특할 정도로, 그리고 매일매일 성취감이 느껴질 정도로

난 잘 해내고 있다.

물론!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을 순간도 울컥 올라오지만,

성취감과 보람 비슷한 그 무엇이 느껴질 때마다

감사함이 먼저 앞선다.


오늘은 그렇게 소처럼, 개미처럼 연속 6일간 일한 나에게

꿀 같은 휴가가 시작되는 날이다.

그리고 오늘은

다음 달이면 고등학생이 될,

콧수염이 보기 싫게 슝슝 나버린 아들과 데이트하는 날이다.


아이의 겨울방학이 시작될 때 앞이 캄캄했다.

아, 재택근무이긴 하지만..

아직 일도 서툴고, 저 녀석의 밥을 챙기면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9월 한 달간의 교육을 마치고

10월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갔지만

난 점심을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

일이 서툴고 마음이 급해서 도무지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방학이 온 것이다.

나는 안 먹어도 되는데, 아들은 먹여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지난 두달,

나는 마음이 급한 와중에도 밥을 차렸고

내가 컴퓨터 앞에서 일과 씨름할 동안

고1이 되는 아들은 머리를 쥐어짜며 인강을 듣고 학원 숙제를 했다.

뭐 남들만큼 피 터지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는 제 할 일을 잘 해냈다.

그 사실이 엄마인 나는 너무 고마울 뿐이다.


지난주 나 혼자 산다를 보며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분들을 모시고 여행을 떠났던 배우 이주승 씨의

에피소드가 방송됐다.

너무 부러웠다. 아들과 재방송을 보면서 너도 저렇게 엄마랑 엄마 친구 데리고 여행 가달라고.

아이가 피식 웃었다.

그러다 번뜩 뭔가가 떠올랐다.

아. 아들이 저렇게 여행을 가자고 말할 수 있었던 건,

그 어머니가 좋은 엄마였다는 증거구나.

아이를 닦달하고 내몰아치는 엄마가 아니라

아들의 편에 서서 얘기를 들어주고 웃어주던 엄마였기에

가능한 일이었겠구나. 저 어머니의 선한 얼굴을 보니 분명 좋은 엄마였겠구나.

내가 지금 아들에게 나 데리고 여행 가달라고 조를게 아니라

나도 저런 엄마처럼 아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야겠구나.


그래서

황금 같은 휴가가 시작되는 오늘

난 아들과 데이트에 나선다.

오늘만큼은 아들의 얘기에 더 귀를 쫑긋 세우며

더 많이 웃어주고 공감해 주리라.

남편의 카드도 준비해 놨다.

오늘 하루 엄마가 쏜다!


父母倾听孩子的心声不是单向的沟通,而是一种双向的互动,也就是说在倾听的过程中,父母应当饱含爱意。

부모가 아이의 말을 경청하는 것은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상호작용이다. 즉 사랑을 가지고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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