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로 바쁜 시간이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루를 살았다.
첫 직장에서도 이렇게 열심히 일해본 적은 없었다.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할 겨를도 없었고, 그냥 물만 들이켜며 컴퓨터 앞에서 작업했다.
9월부터 시작된 나의 일과 새로운 직장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빠르고 흘렀다.
그 와중에 호기롭게 브런치에 경단녀 재취업으로 글을 올렸지만 너무나도 바쁜 업무와 퇴근 후 곤죽이 되어버린 나에게 글을 쓴다는 건 사치였다.
그 와중에 다행스럽게도 서울 출퇴근을 하며 받았던 현장 교육은 9월 말을 끝으로 종료되었고 10월부터 난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재택근무에 들어가면 다시 글을 쓸 시간이 날 줄 알았다. 하지만 여전히 업무에 서툰 늙다리 신입의 하루는 매일매일, 엉망진창, 우당탕탕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재택 한 달이 지나고 글을 쓸 겨를이 좀 생겼지만, 경단녀 재취업으로 올린 글이 마지막이라 저 글을 마무리도 못 한 상태에 다른 글을 쓴다는 게 애매했고, 그렇다고 저 에피소드를 이어 나갈 힘도 없었다. 어찌할 바 몰라 머뭇거리는 동안 그렇게 또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오늘 난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래 마무리 못하면 어떠냐. 다시 쓰자. 다시 내 일상을 얘기하자. 내 인생의 대나무 숲이었던 이곳에 내 얘기를 계속 이어 나가자.
난 다시 돌아왔다. 반겨주는 이 없어도, 난 이곳에 다시 내 일상을, 인생을, 소회를 써 내려갈 생각이다. 너무 소중한 이 공간을 한동안 방치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지만, 이제부터 잘하면 된다는 생각도 든다. 이기적인 발상일 수 있지만. 난 다시 글을 쓸 거다.
终于还是回到了原点。
드디어 출발점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