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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Kim Nov 21. 2015

대나무

어제 한 동료의 보육원 건물 완공을 축하하는 자리에 갔었다. 아름다운 터 위에 전망이 트인 참 좋은 자리였다. 이 자리에 축하를 위해 참석한 다른 동료들의 부러움도 느낄 수 있는 흐믓한 자리여서 마음으로 이 터가 희망과 기쁨과 복의 터가 되기를 기원했다.


귀동냥으로 듣는 소식이 몇몇 동료들도 저마다 건축을 하고 있는 듯했다. 넓은 터에 드는 예산도 걱정하며 울타리만 둘러도 상당한 예산이 든다며 걱정들 하고 있었다. 울타리 이야기가 나와서 끼어든 나였지만 그래도 자연과 솔솔 부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한시름 놓을 수 있는 운치 있는 울타리는 역시 대나무가 최고다. 그것도 가는 대를 가지고 있는 대나무를 울타리 대용으로 심으면 보기도 좋고 관리하기도 좋다.


대나무 이야기가 나왔으니 대나무에 대해서 사전에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그리고 대나무를 통해 얻는 교훈에 대해 몇 자 적고자 한다.


대나무는 대나무 또는 죽은 벼과, 대나무아과의 다년생식물, 상록 식물이다. 대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나는 나무류의 식물이기도 하다. 대나무의 성장속도는는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 따라 좌우된다. 싹이 난뒤 약 4~5년뒤에는 전부 자라게 되는데, 전부 자란 대나무의 길이는 평균 20m정도 이며, 어떤 대나무는 최고 40m까지 자라기도 한다. 대나무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관상용, 건축자재, 음식재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한 농부가 자신의 농장에 대나무를 심고 기다렸다. 첫해는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았다. 둘째 해도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셋째 해도,넷째 해도 마찬가지였다. 다섯째 해가 되었을 때 대나무의 싹들이 지면을 뚫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대나무들은 순식간에 한 자가 넘게 자랐다. 불과 여섯 주 만에 대나무들은 15m 이상 키가 자랐다.


농부가 심은 대나무는 중국 동부에 자라는 ‘모소’라는 품종이다. ‘모소’의 뿌리는 싹을 내기 전에 사방 수십m까지 뻗어간다. 그래서 일단 싹을 틔우면 뿌리에서 보내 주는 거대한 양의 자양분 덕분에 순식간에 키가 자라게 된다. 4년이라는 시간은 뿌리를 키우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대나무는 위로 성장하기 전에 아래로 성장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위로 성장하기 전에 아래로 성장한다. 뿌리를 깊이 내릴 줄 안다. 대나무는 오랜 기간 동안 자신을 감출 줄 안다. 4년 동안 자신을 감추되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대나무는 감추는 기간 동안 미래를 준비한다. 뿌리를 튼튼히 하고 영양분을 공급한다. 뿌리를 가꾸면서 때가 되었을 때 뻗어나갈 수 있도록 자신을 준비한다.


대나무는 조급하지 않는다. 조급하면 쓰레기를 만든다. 조급하다는 것은 마음이 망했다는 뜻이다. 대나무의 지혜는 인내하는 지혜다. 인내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인격이다. 모든 것을 이루는 것은 인내이다. 인내는 고난을 이겨내고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대나무는 늘푸른나무와 같다. 대나무는 꾸밈이 없다. 대나무는 담백하다. 결코 화려하지 않다. 대나무는 곧다. 강직한 모습을 가졌다. 대나무에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곧음이 있다. 그러나 대나무는 역경의 때에 유연하다. 역경의 때에 강하다. 대나무는 뿌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거센 폭풍우가 찾아오면 서로 의지해서 더욱 견고하게 선다.


대나무는 겸손하다. 대나무의 속은 비어 있다. 자신을 비울 줄 아는 것이 겸손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비어 종의 형체를 가지셨다(빌 2:7). 비움이 있기에 채움이 있다. 대나무처럼 인내하고 대나무처럼 겸허하게 자신을 비우는 영성을 추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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