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을 버리자
송천사에 다녀왔다.
호주 워홀에서 만나 친해진 언니와 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명상을 좋아하던 언니는 자신이 다니는 절을 소개해주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 위치한 산골짜기에 있는 시골 절.
자연을 좋아하는 내가 마다할 리 없었다.
놀러 가는 마음으로 간 그곳에, 나는 뜻밖의 일들을 경험하게 되었다.
아마도 난 불자가 된 운명이었나 보다.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 일요일을 즐기고 싶었던 내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끌려다니던 교회에서 찾을 수 없었던 편안함이 느껴졌다.
처음으로 해본 2시간의 백일기도와,
처음으로 배워 본 불교에서의 예절.
포근하고 따뜻한 스님들과의 대화.
난 어쩌면 전생에 이곳에서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생'이라는 단어를 처음 입 밖으로 꺼내보았다.
스님께서 방생을 하러 가자고 하시며 운전대를 잡으셨다.
숭어가 될 아기 물고기들을 방생하며 먼바다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길 빌었다.
물이 들어오면 못 들어갈 수도 있는 간월사에도 다녀왔다.
부처님께 절을 하고, 용왕님과 산신령님도 만나 뵈었다.
스님들과 굴밥도 먹고, 얼떨결에 밤이 깊어 절에서 하룻밤을 자게 되었다.
밤이 깊어가도 끊이지 않는 언니와의 수다도 이어졌다. 무겁고 진중하면서도 너무나 어린아이 같이 해맑은 언니가 이곳에서 배워온 가르침과 명상을 통해 얻었던 깨달음들을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이곳에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모든 고통은 집착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집착으로 상처받고 화내고 열망하고 탐욕하는 마음. 훗날 이곳에서의 이날의 추억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꿈같았던 송천사에서의 1박 2일.
감로스님과 주지스님과의 대화가 아직까지도 잊히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