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법구경이었나
나는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2024년의 매일 아침과 밤마다 난 다가올 하루를 두려워했다. 예측할 수 없는 사건, 학생들 간의 갈등, 그 과정에서 나의 마음에 스며드는 부정적 기운들이 있었다. 부정적 기운은 내 마음이 마를 틈도 주지 않은 채 푹 젖어들게 했고, 그 위에 곰팡이가 피었다. 곰팡이가 피었다고 표현한 것은 올해 3월 3주를 보내며 떠올린 말이다. 방학기간 중 여러 연수도 듣고 책도 읽으며 젖은 내 마음을 잘 말리고 곱게 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시작과 함께 나에게 칙- 뿌려진 그 몇 방울에 내 마음은 다시 불안해지는 걸 느꼈다.
우리집(본가)에 가면 어머니께서 늘 법문 낭독 영상을 틀어놓고 계신다. 내가 고등학생 때부터인가,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집이 절간 같아요."
내가 집에 간만에 가면 종종 하던 말이다. 사실 어렸을 적에는 어머니께서 법문을 듣고 계실 때 별 감흥이 없었다. 군 복무 시절 휴가를 나왔을 때도, 2023년 첫 담임을 맡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작년부터 갑자기 내 마음이 어두워지자, 무의식에 있던 것이 의식 위로 나온 것인지 나도「법구경」낭독 영상을 찾아서 들었다.
"인생이란, 폭풍우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폭풍우 속에서 춤을 추는 것이다."
내 가슴에 가장 깊게 박힌 한 마디였다. 매일이 폭풍우같아서 그 속에서 눈조차 뜨기 힘들다 생각해 숨을 곳을 찾고 있었는데, 삶이란 게 그 속에서 춤을 추는 것이라니. 나의 마음을 바꿔보자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새삼스레 깨달음을 준 말이었다. 하지만 실천하기란 어려웠다. 학생들을 지도해보면서도 느끼고, 스스로를 돌아보면서도 느끼는 것인데 사람의 말과 행동에도 관성이 있어 한 순간 바꾸기란 어렵다.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학교가는 것은 힘들었고, 걱정할 필요가 없는 주말에 걱정을 떨쳐내기란 역시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 마음을 갈고 닦아보기로 했다. 법구경을 진득하게 읽으며, 부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내 마음이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 법구경을 다 읽고 마음에 새긴 뒤에는 다른 책들로 나의 마음을 수양해나갈 것이다. 법구경을 읽기 전 필사하고 있던 「논어」, 책장에 꽂힌 채 먼지에 짓눌린「노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으며 교실에서의 일과 내 삶의 모습을 함께 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