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뒤의 광상곡

by 설 야

피로를 뒤로 하고 나온 세상은 아름다웠다. 세상이라는 예술 작품을 하나하나 훑어보듯, 나는 이리저리 움직이다 한 카페에 들어가 정말 오랜만에 레몬 에이드를 시켰다.


감성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며 삶의 충만함을 느끼는 일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죽은 삶을 쫓는 사람들과 더불어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 카페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현대적인 기기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가 어우러졌다.


뭐랄까… 오묘한 기분이었다. 평소에 느끼던 것과는 다른 종류의 부조화였다. 현대적이면서도 10년 전을 떠올리게 하는 듯한 그런 분위기… 어쩌면 인간이라는 건 달라지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변했지만 인간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라… 어쩌면 누군가의 말대로 우리가 예전하고 달라진 건 그저 우유를 좀 더 잘 소화하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곳에서 나의 낭만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분위기 괜찮은 카페에서 나의 글을 써보는 것, 그게 어째서인지 나는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였으니까. 비록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였지만 나쁘지 않았다. 어쩌면 이런 부조화야말로 우리의 삶에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이런 부조화 속에서 우리는 때로 낭만을 찾고, 불쾌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저 늘상 있는 일이라며 넘기기도 하면서 무언가를 발견하기도 하니까.


언젠가는 사라져버릴 이 순간이라면 그래, 이리저리 마음대로 움직이며 그냥 진심을 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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