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효.부모. 가족의 비밀] (수필)
96살 아버지와 71살 아들의 말 없는
대화
백 살 가까이 된 아버지를 돌보는
어머니는 올해 아흔. 간병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노쇠한 두 노인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버텨가는 날들이었다.
남편이라서, 살아온 세월이 70년이
넘는 인연이라서, 어머니는 아버지의 밥
을 먹이고, 씻기고, 옷을 입히고, 대소변
까지 받아내며 지내셨다.
그 헌신을 보며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문득 깨달았다.‘아, 어머니도 사람
이구나. 어머니도 지치고 힘드실 텐데..
그 생각을 이제야 하게 된 나는 자식
으로서 참 부끄러웠다.
그러다 어느 날, 어머니 대신 내가
아버지를 돌보게 되었다.
대소변을 받아내고, 씻기고,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어느 순간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흘러내리기 시작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