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뿌제 헤어

마음의 산책: 수필

by 하태수 시 수필

이뿌제 헤어


서울에서 살다 보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어느 날은 머리를 깎아야

할 시간이 불쑥 찾아온다. 머리카락의 길이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조금 헝클어졌을 때다.


예전에는 선택이 단순했다. 동네 골목마다 있던 이발소나 미장원.
빨간색과 파란색 회전등이 천천히 돌고, 비누 거품과 파마약 냄새

가 뒤섞이던 그곳에서 우리는 머리와 함께 세월을 맡겼다.


“예전처럼만 해 주세요.”
그 말 한마디면 충분했다. 기술은 손끝에 있었고, 유행은 우리를
앞질러 가지 않았다.

요즘은 다르다. 시대는 먼저 달려가고 사람은 그 뒤를 따라간다.
어느 날 눈에 들어온 간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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