띨방이와 띨순이

마음의 산책: 수필

by 하태수 시 수필

띨방이와 띨순이

<약봉지를 바꿔 먹어도 아직은 살아 있다>


부부가 함께 아프다 보면 하루의 풍경도 닮아 간다.
아침밥을 먹고 스무 분쯤 지나 숭늉 한 사발을 마실 때쯤이면, 각자

약봉지 한 봉씩 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TV를 보며 아무 생각 없이

약을 입안에 털어 넣는다. 그날도 늘 하던 대로였다.


요즘 정신이 없는 건지, 나이가 들어 그런 건지 약봉지를 나란히

놓고는 서로 자기 약인지 확인도 안 한 채 동시에 삼켜 버렸다.

“앗! 우야꼬!”

“당신 약을 내가 먹었는데,이거 어찌해요!”

이 할망구 가 제정신인지 아닌지 도무지 분간이 안 가서 나는 소리

를 질렀다.


“여보! 얼른 화장실 가서 토해요. 잘못되면 죽어요!”
죽기는 싫었는지 화장실 변기통을 붙들고 “우액, 우액” 서럽게

울부짖는 소리가 집안을 흔들었다.문제는 이런 일이 마누라만의

실수가 아니라는 데 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하태수 시 수필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늦게 피는 꽃일수록 향이 깊듯, 삶의 시간을 글로 피워냅니다. 경주에서 태어나 단양과 서울을 오가며 시와 수필을 쓰고, 한 줄 문장에 세월의 결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131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6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8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마음의 창을 여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