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인생 그림책

by 정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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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은 어떤 책을 함께 읽어볼까요?

100가지 그림으로 인생을 읽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 『100 인생 그림책』입니다. 글 작가 하이케 팔러는 조카의 탄생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미라처럼 천에 돌돌 싸여 침대에 누운 채 빛나는 눈으로 세상을 보며 모든 것에 반응하는 갓 태어난 조카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어른이 되면 세상일에 익숙해져 큰 산이나 보름달, 사랑 같은 걸 당연하게 여기는데, 그런 위대함을 다시 볼 수 있으려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요. 그래서 작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생에 대해 묻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 그림책으로 만들었습니다.


2. 작가가 『100 인생 그림책』을 쓰게 된 계기나 그 과정이 독특하게 느껴지는데요. 작가는 어떤 사람들을 만났고 어떤 질문을 했나요?

저도 인생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한 작가의 이야기가 독특하고도 참신하게 느껴져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요. 작가가 인생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만난 사람들은 다양했습니다. 초등학생, 아흔 살 할머니, 망명 있는 사람, 망명을 잃은 사람을 만났고요. 구동독의 기업책임자였던 남자와는 시골 마을의 큰 집 정원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시리아 난민 가족과는 이스탄불 지하방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들에게 작가가 던진 질문은 언제나 같았습니다. “살면서 무엇을 배우셨나요?”였지요.


3. “살면서 어떤 것을 배우셨나요?”라는 질문에 답변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작가에게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뭐라고 답변했나요?

인터뷰한 사람들의 나이나 국적, 하는 일이 다른 만큼 답변 또한 다양했는데요. 이스탄불에서 만난 시리아 출신의 여섯 아이의 엄마는 ‘세상에 가난한 사람을 위한 자리는 없지만,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우며, 우리는 그것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앞서 말했던 구동독의 기업책임자였던 사람은 ‘예전 삶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대담하게 살기로 했다’고 말하고요.

오버바이에른 출신 교사였던 할머니는 ‘74세가 되어서야 자기에게 진짜 어울리는 사람을 찾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동화를 쓴 런던의 94세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종종 내가 옛날의 그 어린 여자 아이라는 기분이 들어요. 살면서 뭔가를 도대체 배우기는 했는지, 그런 질문을 내 자신에게 던진답니다.”

이 책의 작가는 인터뷰했던 노년층 가운데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에 가장 놀랐다고 합니다. 어느 봄날 자그마한 주말 농장에 아내와 함께 앉아 있던 나이 많은 노인이 한 ‘해마다 빈 잼 병을 지하실에 가져다 놓으면서 이렇게 생각해요. 내년에 또 쓰게 될지 혹시 알아?’라는 말이 이를 가장 잘 정리했다고 작가는 생각하지요.


4. 답변이 재미있네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답변이 인생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그럼 작가는 이 질문과 답변을 모아 『100 인생 그림책』에서 어떻게 표현했나요? 앞서 책에 대해 설명해주신 걸 생각해보면 질문과 답변 형식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책에서 작가의 질문은 사라지고요. 엄마 혹은 아빠, 어쩌면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일 수도 있는 화자가 아이의 탄생에서부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몇 살에는 이런 일을 겪는구나, 혹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거다 라고 이야기해주는 방식으로 그림책이 흘러갑니다. 화자의 이야기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답변이 담기게 되죠.

이스탄불에서 만난 시리아 출신 여성의 답변은 30~31세 부분에 행복은 상대적인 거라는 내용으로 담기고요. 53세에는 멋진 풍경을 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의 행복에 대해, 49세에는 밤사이 한 번도 안 깨고 깊이 자는 일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해요. 그리고 구동독 기업가의 답변은 70세에도 새로운 일을 많이 시도하는 모습으로 담깁니다. 런던의 94세 작가의 답변과 주말농장에서 만난 나이 많은 노인의 답변은 작가에게 많은 울림을 주었는지 94~95세의 장면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5. 이 책에 나온 장면이나 글귀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이 있으셨을까요?

그림책의 모든 장면과 글귀가 인상적이었는데요. 특히나 기억에 남는 건 51세 장면에 담긴 “이제는 부모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구나”라는 글귀와 70세 장면에 담긴 “네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지? 생전처음 해본 일이 아주 마음에 든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을 거야”라는 글귀였습니다.

이 글귀들을 읽으면서 아 나는 한번도 부모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구나, 나 자신에 대해 다 안다고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구나 싶더라고요. 그러면서 평생을 살아도 인생에 대해 다 알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재밌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6. 말씀을 듣다 보니까 나는 살면서 어떤 것을 배웠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 같네요. 이 책의 작가가 말했던 것처럼 제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나 주변 사람이 새롭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 책의 작가는 이 책을 읽고 삶의 경험과 그 의미에 대해 혹은 거기서 배운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를 제안하는데요. 이 책을 쓴 이유도 결국은 인생에 대해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볼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작가의 제안처럼 여러분도 이 책을 통해 여러분만의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지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