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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장군 Feb 17. 2022

4명의 엔지니어와 6명의 메카닉

근무가 끝나기 두 시간 전에 MCC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미스터 진! 급해 알파 베이에 A380 갤리에서 물이 세고 있어. 빨리 가줘.. 출발 시간이 두 시간밖에 안 남았어. 캐빈 엔지니어가 있는데 상황 파악하고 팔 요한 파트 좀 알려줘."


'이런 제길! 동을 밟았군. '


얼른 미드 갤리에 올라갔다. 이미 두 명의 캐빈 엔지니어와 네 명의 캐빈 메카닉이 점검을 하고 있었다.


"어디서 물이 새는지 확인했어?"


"여기서 물이 계속 새는데 정확히 어딘지는 아직 몰라." 하고 캐빈 엔지니어가 내게 동영상을 보여줬다.


"이거 말고, 어디야?" 하고 직접 확인을 하려고 열어 악세스 홀을 확인하고 살피려니 잘 보이지가 않는다.


"빨리 이쪽 커버 열어."


여섯 명의 직원이 세 시간 동안  물이 새는 곳을 못 찾고 헤매고 있었다. 매니저도 화가 나서 다른 곳에 있는 내게 도움을 청했다. 얼른 물공급 밸브를 잠그고 라인의 물을 빼고 수도꼭지의 후방 연결 라인에 접근해서 손으로 일일이 연결 너트를 만져가며 확인을 하던 중에 마지막 연결 너트가 쉽게 돌아버렸다. 이 너트가 풀려서 라인이 느슨해지면서 틈으로 물이 새고 있었다.


"자 이곳 너트가 풀렸어. 빨리 스패너 가져다 여기를 조여." 하고 뒤로 물러서 캐빈 팀에 나머지를 맡기고 매니저에게 누수 원인은 찾았다고 알렸다. 고장 탐구에 걸린 시간은 십 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메카닉이 20분을 여러 명이 손을 바꿔가면서 풀린 너트를 조이려 시도를 하다 포기를 하고 스페셜 공구가 필요하다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동안 매니저는 다시 부품 교환 전문팀 엔지니어와 메카닉을 불러 3명의 정비사가 또 도착하고 몇 번 시도하다가 스페셜 공구가 필요하다며 역시 자리를 비웠다.


"이런 이제 퇴근 삼십 분 전인데 뭐 하는 거야? 다들.."


"도대체 뭐가 문제야? 오픈 렌치 줘봐." 하고 공구를 받아 보이지 않는 좁은 공간을 손가락 감각으로 더듬어가며 공구를 기울여서 각도를 맞춰서 간신히 너트에 위치시키고 조여갔다.

오분 만에 느슨해진 너트를 토큐에 맞게 조이고 모든 라인을 연결하고 물이 흐르는 압력과 뒤에서 물이 새는지 확인을 하니 정상이다. 누수검사를 수차례에 검사하고 캐빈 팀에 나머지 처리를 맡기고 로그 정리를 마치고 매니저에게 상황을 알렸다. 모든 마무리를 하고 정시에 퇴근을 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사무실에 출근을 했다.  캐빈팀의 시니어 엔지니어가 내 자리로 한잔의 차와 비스킷 한 봉지를 가지고 왔다.


"미스터 진! 어제 정말 고마워. 네가 우리를 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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