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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원 Aug 29. 2024

0. 왜 갑자기?

프롤로그

내가 가는 곳은 회사와 집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 이전은 학교와 집이 전부였으며, 대한민국 어디에나 존재하는 평범한 학생이자 직장인이었다.


점점 일상이라는 게 변화도 없어진 나는 지루함도 잊은 채 '그 변화'라는 게 참 두려워졌다. 주거지를 더 이상 옮기는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며, 나의 생활 반경은 점차 7평짜리 원룸으로 그리고 방 한편의 침대로 축소되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변화는 있기 마련이었고, 그 변화가 내게는 운동이었다.




헬스를 시작한 지 3년, 달리기를 시작한 지 1년 그리고 등산을 좋아하게 되었다.


사실 운동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도 없다. 매일 퇴근 후 갈까 말까라는 고민만 계속하게 되는 운동, 헬스장에 도착하면 막상 또 열심히 시간을 보내는 운동, 그리고 그 운동들을 거르는 날이면 살짝 불안감이 있는 그런 운동.


그중에서도 나는 하체 운동과 달리기를 참 좋아했다. 무거운 무게를 밀어낸 뒤, 진동이 이는 두 다리로 트레드밀에 올라 인터벌로 달릴 때의 성취감이란 참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인정받는 것을 내가 좋아했나? 싶을 정도로 운동이 끝난 후에 스스로를 인정하였고, 묘한 고양감 같은 것을 느꼈다.


예전에는 운동이 왜 좋은지 몰랐다. 그리고 운동을 시작한 뒤에는 왜 좋은지에 대해서 표현하기란 더 어려워졌다.


물론 운동이 끝난 후에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으나 운동을 하고 있을 때는 그냥 너무너무 힘들다. 때로는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할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근데 이 감각이 썩 나쁘지 않다. 그래서 야외로 나가 공원에서도 몇 번 뛰어 보기도 하고, 제주도를 놀러 가던 날 생애 처음으로 10km라는 거리를 내 두 다리로 달려보았다. 여행을 평소에도 좋아했지만 달리고 싶어 설레는 여행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뛰고 싶어지는 장소가 또 생겨나길 바라는 감정이란 "설렘"이라는 단어가 딱 맞는 것 같다.


이런 나에게 가족들과 친구들은 왜 갑자기? 그러냐고 묻는다.


그 물음에 대답을 앞으로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다. 20대의 끝자락에서 큰 변화를 주려는 내가 그 잔잔한 변화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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