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끔씩 일어나는 잔잔한 변화
때로는 누구나 졸려도 자기 싫은 밤이 있을 것이고, 모든 걸 회피하고 그저 잠이나 자고 싶은 날이 있었을 것이다. 운동은 내게 그런 존재이다. 가끔은 너무너무 하기 싫은 숙제 같은 존재이기도 하며, 가끔은 하고 있던 일을 놓아두고 그저 숨 가쁘게 뛰고 싶다.
그러니까 내게 운동은, 누구나 가끔씩 일어나는 일상의 잔잔한 변화였다.
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하던 때에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다. 합격이라는 소식을 들으면 마냥 기분 좋을 줄 알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에게 이직이라는 카테고리는 또 다른 두려움의 존재였다. 이게 과연 맞는 선택을 한 것인지, 저 사람의 말이 맞는 것인지 이 사람의 말이 맞는 것인지. 머릿속에는 무한한 선택지와 미래에 대한 상상이 가득이었다.
그 누구의 의견도 내게 믿음을 주지 못하던 때에 내가 의지하는 것은 운동이었다. 삐걱삐걱 거리는 몸으로 처음 시작한 헬스는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익히 아는 동작이었지만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내 몸이 부끄러웠고, 기운 하나는 좋다고 자부했지만 3분만 뛰어도 헐떡거리며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을 때에는 약한 자괴감이 일었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복잡하고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현실보다야 달콤한 분출구였다.
운동이 끝나면 상기되는 두 볼처럼 내 기분도 들떴고, 또 매일매일 운동하는 내 모습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스스로의 약속도 잘 지키는 내가 직장을 옮긴다고 못할 것은 무엇인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 잔잔한 변화가 나의 또 다른 변화를 수용해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