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도시로 떠난다는 것
"난양이요?"
"그곳이 대체 어디에 있고 무슨 동네죠?"
처음 ‘난양’이라는 지명을 들었을 때,
나에겐 생소함보다 막연한 불안감이 먼저 올라왔다.
중국에 큰 관심도 아는 것도 거의 없었던 나는 순간적으로 인터넷에서 흔하게 들어본 여러 가지 썰과 편견들이 떠올랐다.
기상천외한 일들이 일어나는 곳, 짝퉁, 뭐든지 다 먹는다는 곳,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곳, 어렸을 때 참 싫어했던 한자를 문자로 사용하는 나라..
사실 나는 어렸을 때 약 2달 정도 가족과 중국 북경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다. 어린 나이였음에도 그곳에서 외롭고 우울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그럴까? 선 듯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성인이 돼서 가는 것이니 다르지 않을까 스스로를 다독였다.
이젠 성인이고, 스스로 선택한 길이니 말이다.
그렇게 나를 다독이며, ‘난양’이라는 도시에 대해 검색을 시작했다.
난양(南陽)? 검색해 보니 허난성이라는 성(省)에 있는 한 도시로 '옥'이 많이 생산되고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량이 유비가 삼고초려하기 전 은거하던 곳이었다는 짤막한 정보만 나왔다. 한국에서 직항 노선이 없어 중국 국내선을 환승해 가거나 기차, 택시를 이용해 큰 도시에서 가야 하는 곳이었다. 중국 답게 면적도 경상남북도를 합친 것보다 더 크고 인구도 1000만이 넘는 다 한다.
이미 10년이 훨씬 넘은 세월이지만 지금도 인터넷에 나오는 정보들은 별 차이가 없다..
처음 들어보고 정보조차 찾기 어려운 이 도시에 대해 유학원 관계자에 물어봐도 인터넷에서 본 것과 큰 차이가 없다.
궁금한 것들을 질문지 리스트로 만들어 물어봤지만 그 역시 정보가 많지 않았나 보다.
"가서 열심히 하면 돼.."
그곳에 있는 한국인들도 다른 유학원에서 온 사람들을 합쳐 10명이 안 된다 한다. 한국 대사관도 없다.
"한국인 별로 없으니 중국어 배우기 좋은 환경이다" 라며 조언을 할 뿐이다.
부모님도 걱정이 됐는지 주변에 물어봐도 처음 들어본다, 모르겠다는 말들을 되풀이한다.
막상 가려하니 걱정이 되고 내가 너무 무모한 결정을 한 것이 아닌가 불안이 엄습해 온다..
"내가 무슨 일이 생기면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닐까?"
"그들도 정보들이 많이 없는 거 같은데 믿을만한 걸까?"
다시 고려해야 하나...?
생각이 여러 번 들었지만 이미 나도 모르게 아버지는 학비까지 송금했고 학교에 너의 이름을 등록해 놓았으니
"가기 전까지 열심히 하거라" 라며 아버지의 한마디가 현실을 일깨워준다.
주사위는 이미 떨어진 거였다..
또 다른 자아는 "결국 내가 가기로 한다 하지 않았니?..."
"지금 안 가면 재수 공부 끝나고 버린 책들 다시 회수할 거야?" 라며 외친다.
그렇게 나는 불안감, 불신, 기대감, 책임의 감정이 뒤섞인 채로 이 낯선 도시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과연 그곳은 어떤 곳일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