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질 때까지 시간 보내기.

지금 당장 내 삶이 좋아지기.

by 김기제

커다란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 그 시간의 크기가 얼마냐면 쉽게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어떤 사람은 2~3년이 걸리고 또 어떠한 사람은 십수 년이 걸리기도 한다. 나의 경우에는 사건으로부터 약 21년이 걸렸다. 공황 증세와 사회 불안 증세는 완치하는 의료 방법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매일 을 것 같았던 마음은 약 21년 후부터 괜찮아졌다.


어느 순간에 그냥 눈을 떴는데 "아. 나! 살고 싶다!"라고 조용히 혼잣말을 하면서 일어났다. 내 사람들에게 신뢰를 다시 갖기가 힘들었었는데 점차 믿음이 커지기 시작했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행복해지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돼요?'라고 나에게 물어본다면 내 대답은 '모르겠다'다. 하지만 '괜찮아질 때까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돼요?'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나만의 루틴을 만들라'라고 말하고 싶다. 거창할 거 없다. 킬링 타임이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기 때문에 나와 가해자 간의 연장된 싸움이라기보다는 사건이 종료된 이후로 시간과 나의 싸움인 것이다.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현재에서 보람을 느끼면 된다. 나의 루틴을 설명하겠다. (시간을 신경 쓰되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즉, 글을 쓰는 나라는 사람의 시간과 독자의 시간을 꼭 맞춰야 할 필요는 없다)


나는 잠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약 8시간을 잘 수 있도록 잠이 안 와도 억지로 이불 위에 눕는다. '8시간의 수면' 전에 미리 1~2시간 정도를 더 시간을 써서 잠을 잘 준비를 한다. 12시에 잔다고 치면 적어도 10~11시부터는 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잠을 잘 때에 속이 불편하지 않도록 10~11시로부터 2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거나 격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 (산책은 괜찮다) 그래야 12시에는 잠들 수 있다.


운동을 꼭 해야 한다면 잠자기 전에 적어도 세 시간 전에는 운동을 하면 안 된다. 격한 운동을 하고 나서 바로 자려고 하면 잠이 안 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오전에 일어나면 나는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한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한 끼 식사를 한다. 인간이 집에서 바로 할 수 있는 것 중에 금방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과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는 것이다.


나는 재택근무를 한다. 현재 회사 근로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미술 작가이기 때문에 그림을 그린다. 그전에 케이팝이나 팝송을 들으며 그림 연습을 한다. 1번은 연필로 채색하기, 2번은 손 그리기, 3번은 1분 크로키하기다. 연습이 끝나면 풍경화 전용 20호 F 캔버스에 물감을 붓으로 칠한다. 미술용 나이프로 색을 칠할 때도 있다.


오후가 되어서 업무가 종료가 되면 카페에 출근한다. 독서로 하루에 3페이지씩 읽는 데에 주로 불교 서적을 읽는다. 내 삶이 현재 얼마나 힘들어도 관점을 바꿔서 불행에서 빠져나오게 도와준다. 그렇다고 불교인은 아니다. 부처님의 존재는 믿는다. 하루에 한 번 '행복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웹툰을 보고, 노트북으로 지금과 같이 글을 쓴다.


글을 안 쓴다면 물감으로 인물화 전용 S3호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다. 연필로는 그림 연습을 많이 해왔지만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는 약 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습이 더 필요하다. 나보다 잘난 작가들이 차고 넘치지만 그들과 내 실력을 비교하지 않고 그들과 닮아가려고 그림을 본다.


그러니까 그림 연습이나 그림을 보는 것이나 그림을 그리는 것은 생계 수단에 도움이 되는 노력이다. 즉, 직업의 영역이다. 취미생활은 유튜브 영상과 웹툰 보기 그리고 게임하기와 전시회 보기 등이 있다. 운동은 하루에 3~4천 보는 걷는 거 같다. 만보도 걸어보려고 했는 데에 핑계지만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서 3천 보로 줄었다.


이렇게 크게 내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재택근무(생계), 취미 생활(만화 보기, 게임하기, 음악 감상, 불교 관련 서적 독서), 일상생활(따뜻한 물에 샤워하기, 맛있는 거 먹기, 카페에서 차 마시기)로 하루를 보낸다.


이러다가 보면 생계 때문이라도 우울한 생각을 덜 하게 된다. 그리고 취미 생활과 일상생활을 하다가 보면 전일제 근무가 아닌데도 하루가 후딱 간다. 이런 식으로 나는 시간을 보내며 내 마음이 '살고 싶다'라고 외칠 때까지 시간을 보냈다.


나도 내 루틴을 매일 지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꼭 다 따라 하려고 할 필요도 없고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불교 서적을 읽는 것은 꼭 추천한다. 관점이 바뀌면 현재 이대로도 좋아진다. '이대로'라는 게 남들이 봤을 때 내가 불행해 보이든지 아니면 행복해 보이는지에 상관없이 지금 곧바로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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