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상처가 없도록 응원하고 싶다.

괴롭힘은 횟수다.

by 김기제

괴롭힘은 횟수다. 하고자 하는 말은 가해자에게는 괴롭힘이 평범한 일상일 것이다. 이와 다르게 피해자는 '오늘의 괴롭힘이 끝났네'가 아니라 '오늘 열 번을 괴롭힘 당했네'로 기억한다는 말이다. 이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나를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을 괴롭혔네'가 아니라 '수 번, 수십 번, 수백 번 괴롭혔네'라고 생각할 거다. 가해자는 그냥 날짜를 세지만 가해자는 횟수를 세고 있을 것이다.


피해자는 그냥 맞아서 아팠던 순간, 억울했던 순간, 치욕스러웠던 순간, 평생 가는 상처가 생긴 순간 등등... 잠을 청하려고 할 때마다, 일어날 때마다, 남들이 일상을 행복으로 채우고 있을 때마다 기억이 날 것이다. 그냥 피해자가 원하는 건 별 거 아닌데 '나한테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이유를 듣고 진심이 아니더라도 가식적으로라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되는데 말이다.


채 다 용서가 되지 않더라도 조금은 개운 해질 텐데 최초의 피해를 입은 것도, 혼자서 참아냈던 것도 억울한데 사건이 종료된 후에도 악몽이 계속되는 것마저 나 혼자서 수습해야 하다니 인생은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인생은 드라마와 같지 않다. 피해자가 큰 마음을 먹고 세상과 싸우지 않는 이상에는 정의구현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나는 SNS와 인터넷에서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고백 글을 보면 조용히 좋아요를 누른다. 어쩔 때는 힘내라고 댓글을 달기도 한다. 오늘 하루 연고를 발라주는 게 아니라 하루에도 몇 번씩 생긴 상처에 따로따로 약을 다 발라주고 싶다. 외면받는 상처가 없도록 응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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