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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평론 그리운 이름 넷

웹툰 ⌜우두커니⌟에 대하여

by 김지숙 작가의 집

웹툰평론 그리운 이름 넷

⌜우두커니⌟에 대하여




8화에서 보면 치매의 종류를 착한 치매 나쁜 치매로 나눈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이 50% 혈관성치매가 20-30% 그밖에 퇴행성 전두측두엽 파킨슨병 루이체 치매 등이 10%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소견을 보면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나타나면 해마도 함께 망가지지만, 해마가 속한 뇌의 변연계가 활성화되면 다시 기능을 한다" 따라서 치매 환자가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도록 해야 하며, 환자가 어떤 감정을 느끼느냐에 따라 환자의 행동도 달라지고 공포를 느끼면 자기 보호를 위해 공격적으로 행복을 느끼면 온순하게 바뀐다고 한다. 작품에서 나쁜 치매 착한 치매의 차이를 언급한 과정에서 ‘예쁜 치매는 기억력이랑 인지능력만 떨어지고 성격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나봐’ 라는 부분에서 치매의 설명은 다소 미흡한 느낌을 준다.

18화에 이르면 이사오기 1년전쯤 아버지가 ‘인천아주머니(사촌형님부인)’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때부터 치매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 화자가 진즉에 병원을 찾아가야 했었다고 후회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역순행 구성으로 회상의 장면들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에 대해 언급되었더라면 치매의 단계적 흐름을 이해하는데 훨씬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고 보고 역순행적 구성으로 이루어진 처음 단계에서 가졌던 오해를 풀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리라고 본다. 21화에서는 아버지가 사촌을 만나 것은 5년년이라고 말하고 사촌은 작년이라고 말하는 데서 아버지의 시간 개념에 대한 화해가 확인된다. 이는 중증으로 시간 요일 날짜 개념이 사라지는 것을 언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아버지를 요양병원으로 보내고 돌아와서 빈방을 차마 들여다보지 못하는 마음에서 ‘미안함’과 요양병원의 복도를 해매는 모습을 떠올리고는 울고 마는 화자는 아버지가 남겨놓은 볼펜 수첩 돋보기 안경 등과 같은 낡은 물건 틈에서 두 딸의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서 반복해서 써 놓은 아버지의 글씨를 보고 울고 마는 막내딸은 초등학교 시절의 사진 한 장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아빠가 임연수 살을 발라 밥숟가락에 올려주던 기억을 통해 지나간 여러 감정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버지와 전쟁을 치르던 때 그리고 아기를 가졌다는 말에 한없이 기뻐하는 활짝 웃는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린다.

작품 ⌜우두커니⌟는 의학에 관해서는 정확성과 깊이를 놓친 점에도 불구하고 읽는 이들의 공감을 불러낸다. 그 이유들은 현대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또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는 ‘치매’라는 소재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갖는다.

또 하나의 이유는 ‘치매’라는 하나의 주제를 향해 추진력 있게 진행되고 여주인공의 내면적 심리를 잘 표현하고 능숙하게 다룬 점이 흥미를 유발하며 설득력이 있다

또한 그림과 화제를 골격만으로 엮어가는 특성을 십분 발휘한 점에서 독자는 짧은 시간에 간결한 그림만으로도 내용을 짐작하고 이해가 가능한 점을 특징있게 보여준다.

한편, 속도감 있게 짚어 낸 내용을 간단한 표정변화로 그려내고 있어 다른 작품보다는 보는 맛은 덜하지만 오히려 내용의 골격을 파악하기에는 더 쉬워 오히려 작품에 빠져들게 만든다.

결국 이 작품은 아버지의 ‘치매’라는 무거운 주제를 통해 자식으로서 갖는 사고와 행동을 되돌아보고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고통 이전에,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자신을 뒤돌아 보는 과정에서 생긴 ‘그리움’은 삶이 버거울 때, 문득 느끼는 감정이자 이성을 무력하게 만드는 것들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과연 치매가 걸린 부모를 부양하는 자녀의 고통과 그 고통을 전혀 몰라주는 치매 걸린 부모의 서운함은 과연 어디까지 이해되어야 하고 용서되어야 할까 또한 치매에 걸린 부모를 보낸 후에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인 ‘그리움’은 어떻게 정의로 다시 내려져야 할까 ‘치매’라는 현실성 있는 주제를 다룬 점이 이 작품을 보면서 깊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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