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 나를 바라본다
2024년 새해 나를 바라본다
한동안 참 바쁘게 살았다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앞으로만 내달려도 별 수도 없었는데 뭣하러 그렇게 바쁘게 달리며 살았는지 생각하면서 지난 날의 나를 돌아본다 그렇게 바쁘게 살아온 이유 속에 나는 있었을까 나를 위한 시간이나 돌봄이 있었을까 나를 생각하고 나를 따뜻하게 보듬어 줄 나는 있었던가
생각해 보면 그렇지 못한 순간이 훨씬 더 많았다 나는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그렇다면 나는 나에게 아무 것도 아니었나 누군가의 잘못들을 수습하느라 그리고 그 빈자리에 그나마 빛나는 그 무엇으로 채우기 위해 그 일들을 바로잡느라 뒤처지지 않게 하기 위해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발바둥치고 온갖 노력을 해 온 나날들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일만 늘 뿐이었다
조금씩 포기를 하는 법도 배우고 뒤로 물러서게 되는 것은 내가 정한 것이 아니라 늘 타인들의 상황에 따라 바뀌었다 내가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나를 돌보기 나를 바라기. 대부분의 엄마들처럼 부모 바라기 남편바라기 자식바라기에서 이제 나바라기로 넘어가야 할 때가 아닐까
나를 바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렇게 살던 삶과 떨어져서 생각하면서 조금씩 내가 보인다
TV동물의 세계를 보면서 모성애를 전혀 갖지 않고 살아가는 원숭이들을 보면서 혹은 모성애가 강한 동물들을 보면서 그 속에서 나를 본다 아마도 그런 마음이었나 보다 아마도 그래서 그런가 보다 어떤 때에는 동물의 세계속에서 인간을 부모를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자식을 남편을 가족을 이해하는 마음이 확장된다 사람들 사이에서보다 동물의 세계에서 그 심리가 더 잘 보인다 화려함을 걷어낸 단순한 자연속 사실만이 드러나는 생존의 관계속에 놓여있기 때문일 거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게 보면 되는 것을 그간 너무 많은 것을 생각했고 너무 복잡하고 화려하게 관계의 색깔에 현혹되어 왔다 단순하게 보면 다 보인다
그래서인 이제야 내가 보인다 앞서 살아온 내가 더 잘 보인다 나의 마음 나의 심리 나를 챙겨야 하는 내가 살아왔던 순간순간의 그 애틋함이 보인다 누구를 위해 살기보다 내 앞에 놓인 일들 보다는 앞으로 내가 바라는 삶과 그 마음이 보인다 진정으로 살고 싶고 되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어떤 나이기를 바라는 나는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 안다 새해부터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나바라 기를 할 원년으로 삼을 작정이다 뒤늦게라도 철이 드는걸까
내 마음을 외면하며 살아오고 누군가를 위해 행동하고 인정받기 위해 짧은 보폭을 그들과 맞추고 힘들게 나아가던 그런 어리석은 삶을 버리고 조금씩 발걸음씩 내디뎌 이전의 내가 아니라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시공간에 놓인 나를 본다 그렇게 살아야겠다 내가 나를 바라고 나를 위하고 나만 생각하는 삶 내가 사는 내 세상이 이제라도 나를 위한 삶으로 살아가는 삶을 이제는 살아도 봐야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순간 내 마음 속에서 나를 위로하는 따뜻함이 막 쏟아진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당당해야 한다 우선은 기존의 사회적 인간관계 속에서 여러 성격 유형들에 대해 잘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알게 모르게 형성되는 잘못된 관계들의 본질을 꿰뚫고 이를 재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만난 사람들이 해 온 말과 그 행동들을 이미 잘 봐 왔고 배워 왔고 그들이 내게하던 장단점을 잘 알지 않은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해야 마땅한 말들을 상대에게 쏟아내는 것을 함부로 하는 그들에게 그 말들이 얼마나 우습고 잘못되었는지를 각인시키거나 침묵해야 한다 어쩌면 침묵이 더 나은 처신이 될 경우가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침묵하는 법을 익혀야 하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새해에는 인간학에 대해 인간 심리를 공부하고 사람을 대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여유 있게 주도적 삶을 살아가는 여유를 가져 보고자 한다 나의 새해가 정말 기대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화목하시고 무탈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