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집주인
오늘은 공사장 바로 옆 민박집 여주인을 만났다 우연히. 초봄에 건너편 산 초입 들판에서 나물을 캐다가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 마스크를 끼고 모자를 쓰니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다가 나물 이야기를 꺼내니 목소리를 듣고는 단박에 알아보고 손을 잡으며 반가워했다. 말없이 떠난 줄 알고 많이 섭섭했단다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기에 사진 찍는 일을 하는 중이라 선뜻 들어가기는 그렇고 해서 신발을 신은 채로 현관에 서서 그 집안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본 시골집 중에서는 정말 깔끔하고 단정했다. 여주인의 성품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애써 권하는 사과를 받아 들고 서서는 한참의 자기 집안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서 한참을 들었다 이야기를 할 사람도 없었던지 계속 말을 했다 자기집안과 관련된 토지 이야기 형제 간 이야기 내력을 속쏙들이 알게 된다
시골인심이 야박하다는 나의 말에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예를 들었다 여기 사는 사람들도 할 짓 아니라면서 화장실이 생기기 전에 관광버스에서 단체로 사람들이 내려 화장실을 찾기에 급하다고 달려온 한 여자를 화장실 사용하게 했더니 단체버스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 집 화장실을 쓰고는 순식간에 화장실이 엉망이 되어버리고 떠나갔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자기 집에서 바라보이는 좀 먼 밭에 석류가 발갛게 잘 익었는데,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하나씩 다 따버려서 쫓아가니 관광버스가 가버리더라는 말을 하면서 여기 사람들도 그런 나쁜 사람들에게 시달리다 보니 자연히 인심이 팍팍해졌을 거라고 사람들이 다 한 가지가 아닌데 라면서 혀를 껄껄 차면서 말했다
그 여자의 긴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삼 동네 인심이 사나운 데 대한 이해를 하게 되었고, 이제는 그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만날수록 인정스러운 사람이다 내가 이곳을 떠난다고 해도 다시 찾는다면 아마도 이 여자때문일거다 만날 때마다 마음이 기쁘니 아마도 더 자주 만난다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