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또 다른 이름, 지식

우리는 이름이 아닌 지식으로 남는다.

by 구름사이달빛
거대한 지식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기술, 제도, 심지어는 일상 속 편리함까지 모두 과거 인류가 축적해 온 지식의 토대 위에 존재한다. 일부 지식은 누가 만들고 발견했는지 알고 있지만, 대부분은 그 주인조차 모른 채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수많은 개인들이 평생을 바쳐 만든 지식이지만, 정작 우리는 그 지식이 어떤 이의 치열한 노력과 평생을 바친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곱씹지 않는다.


우리는 그 지식 덕분에 편리함을 누리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대부분 그것을 만든 사람들은 기억되지 않는다.


그럼 우리는 사실 인간으로서 받은 이름보다는 지식이라는 산물로 이 세상에 흔적을 남기는 존재가 아닐까?



근본

나는 학생일 때, 우리가 배우는 교과목들이 왜 필요한지, 어떤 근본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거의 없다.

어릴 적에는 그 이유를 들어도 철부지라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왜 인간이 원자로 이루어졌는지, 왜 살아가야 하는지, 왜 수학을 배우는지 등…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리 설명을 들었더라도 나는 그 이유를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재미있는 나이에, ‘왜 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테니까.


결국, 그런 나 같은 아이에게 그 모든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건 천재 아닐까?


아니면, 일단 지식을 먼저 익히게 하고 흥미를 유도한 뒤,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야 ‘내가 이걸 왜 배웠는가’를 스스로 깨닫게 하려는 것일까?


그렇다고 하면, 왜 우리는 약 10년간 우리가 적성에 안 맞을 수도 있고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들의 근본도 모른 채 똑같은 것들을 배우는 걸까?


인간의 또 다른 이름, 지식

무엇을 시작하기 전에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그것을 먼저 해본 인간의 지식을 엿보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과거 누군가가 겪었던 시행착오로 얻었던 지식들로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내가 처음부터 시작할 일에서 겪을 시행착오를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것은 발전 가능성을 더욱 높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식이란, 인간이라는 생명이 남기고 간 또 다른 생명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태어나, 글과 언어, 개념으로 남겨지고, 다시 또 다른 누군가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이름은 잊혔어도, 그 사람이 남긴 지식은 여전히 누군가의 삶을 바꾸고 있고, 그 흐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결국, 타인의 삶에서 태어난 지식을 통해 다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식이란, 인간의 육체보다 더 오래 살아남는 ‘또 다른 생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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