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을 믿기로 했다.

by 구름사이달빛

나는 원래 인간 자체를 믿기가 힘들었다. 감정에서 일어나는 충동이 만연해 있는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 그 자체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결국 불신에서 발생되는 것들은 의심, 집착, 포기 이런 내 안에서 생성되는 감정들이다. 내가 인간을 안 믿음으로써 이 감정들이 나를 갉아먹고 있는 것이라면, 난 결국 스스로를 해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실 나는 나조차도 믿기 힘들 때가 있다. 나는 나 자신을 평생을 함께하고 짊어져야 하는 존재인데 충동과 본능과 감정이 나를 불신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인간을 믿는 것은 아름다운 행위라는 것을. 내가 그 인간을 믿는 그 상호작용 자체가 아름답고도 처절한 것이다.


어떤 이를 온전히 믿음으로써 나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평온해지는 것이다. 때로는 그 사람이 의심스럽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동을 하는 것이 불신의 감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난 그럼에도 그 사람을 믿기로 했기 때문에 신뢰라는 아름다운 감정을 느끼며 유지할 것이다.


믿었던 어떤 이가 배신과 불신의 행동으로 인해 신뢰가 잃어버린 것 같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 자신이 상실, 절망의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에게 신뢰를 준 나 자신이 아름다운 것이고, 그 신뢰는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사람이 나의 신뢰라는 감정을 다시 내게 되돌려준 것뿐이다.


한번 믿었다가 배신한 인간을 다시 믿기에는 너무나도 어렵다. 그럼 그 사람에게는 신뢰라는 감정을 담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자신이 신뢰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은 그전에 있었던 불신으로 덮인 기억들을 지워버리고 온 마음을 다해서 믿는 것이 아름답고,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가 있다. 그 사람이 약간의 거짓을 말한다고 할지라도, 나는 그 사람을 믿기로 한 나 자신을 믿기 때문에 믿을 것이다.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것이고, 믿지 않는다는 것은 끝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삶에 거짓으로 점철된 정신만 가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