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미 모두의 작가다

세상 모두가 이미 우리 모두의 작가다.

by 윤슬

참 그렇다. 누군가의 글을 읽을 때면 나도 저 사람처럼, 저 작가처럼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막상 펜을 들고,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려놓아도 쉽사리 글이 써지진 않는다. 종이에 점점 커지는 잉크의 흔적과, 흰 화면에 깜빡이는 작대기는 나를 더욱 초조하게 만든다. 왜 이토록 글을 쓰기가 어려운 걸까.


하나의 글을 완성하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소재를 정하고, 그 소재에 맞는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적확한 제목을 정하고, 글의 짜임, 문장의 구성, 단어의 선택,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까지. 이후에도 몇 번의 퇴고 과정을 거쳐야만 겨우 세상에 내놓을만한 글이 탄생한다. 그렇게 어렵사리 세상에 내놓아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건 또 다른 얘기였다.


내가 그동안 읽었던 글들은 대부분 필독서, 명작, 베스트셀러 등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글이었다. 그런 글들을 읽은 나는 세상에 내놓을만한 글 + 모두에게(이왕이면 저명한 작가와 평론가, 교수들에게) 인정받는 유명한 글이 곧 '좋은 글'이라고 생각했다.


분명 그렇게 믿었었는데, 브런치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글을 읽다 보니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세상에 내놓지 못한 글, 모두에게 인정받지 못한 글은 좋은 글이 아닌가? 그저 나의 이야기를 진솔하고도 담담하게 쓴 글이라면 꼭 세상에 내놓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그 글 자체가 이미 '좋은 글' 아닌가.


찰나의 순간을 끄적이는 짧은 글에도 기쁨, 슬픔, 분노 등 나의 다양한 감정이 자연스레 담긴다. 그 글 속에서 나는 긍정의 감정을 곱씹고 부정의 감정을 해소하며 나를 위로한다. 동시에 타인을 용서한다. 그것이 글의 힘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글'이었다.


나는 '좋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 글을 쓰며 나를 위로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미 모두의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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