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내 탓이 아니야

이혼 꿀팁

by 빨간등대

이효리 이상순 부부처럼 되고 싶었다

나보다 나은 조건 하나도 없어도

사람만 괜찮으면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어차피 남자는 그놈이 그놈이고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으니까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어떻게든 맞추면

풍족하진 않더라도 살 수는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출산 및 혼인신고를 했는데

3개월 만에 이혼을 결심했다

혀를 씹으며 별거기간 동안 노력도 해봤지만

아기 입원비도 아까워하는 쓰레기 같은 놈

안 되는 사람은 안 되는 것이었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내 성격 덕분에

사람이 이렇게까지 바닥을 갈 수 있는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배우자를 잘 판단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나는 이 관계에서 최선을 다했고 희생했고 노력했다

경제적 책임도 양육도 가사도 내가 거의 부담했는데

감사받지 못할 망정 왜 내 잘못이 되나

사람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혼생활이 참담해진 것은 내 노력이 부족한 까닭은 아니다


내 탓이 아니라고 무수히 되뇌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

내가 이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맴돈다

남을 바꿀 수 없으니 나에게서 잘못을 자꾸 찾는다

마음이 너무 힘들다

화병이 날 것 같다

남 탓을 하고 싶다

멍청하고 책임감 없는 남편을 죽이고 싶다

남편 탓을 하루 종일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이를 키우는 건 나고

오늘도 9킬로의 아이를 약 10시간 넘게 안고 손목이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을 종일 느낀다

남 탓을 해도 결국 책임과 고통은 나에게만 있다


아기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가도

육체적인 고통이 너무 심하면 밉기도 하다

아무리 남편 탓을 하려 해도

남 탓보다 내 탓이 더 쉽다

내가 좀 더 사람을 잘 봤다면...

나는 나를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내 탓을 하게 되면 내가 싫어진다

그 과정이 너무 싫다

언제쯤 나는 나를 더 사랑할 수 있을까

이혼이 잘 끝나고 양육비를 충분히 받으면 그나마 숨이 트일 것 같다

아기가 아파도 입원비를 나몰라라 하는

양심 없는 쓰레기 같은 놈과

제발 인연이 끊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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