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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론스톤 Oct 01. 2024

기사식당 배송 알바 때려치웁니다.

시원하게 때려치우기는 했습니다만

나는 기사 식당 배송 알바를 3일간 하며 일터와 분위기를 빠르게 스캔했다. 일터의 사람들과 분위기가 파악되자 이곳에서 괜히 어정쩡하게 오래 끌고 가지 말고 빠르게 그만두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서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어~샤론스톤. 무슨 일이야.....?"

"죄송하지만 저는 일을 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나~진짜! 장난하나? 기분 더럽게 나쁘네. 나도 그럼 임금 못주지."

"안 주셔도 됩니다. 죄송합니다."

"지금 장난합니까?"

"장난 아닙니다."

나는 그날 이모들과 있었던 일을 사장님께 말씀드렸다. 사장님께서는 이모들과 통화 후 다시 내게 전화하여 오해였다며 그만두려는 나를 설득했다.

"내가 이모들한테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그 이모는 널 일부러 생각해서 그런 거래. 그 이모가 그런 사람이 아니야~"

"아... 네... 아무리 저를 생각해 주신다고 해도 사장님이랑 과장님이랑 모두가 다 밥을 먹으라고 하는데 왜 이모가 핏대를 세우며 먹지 말라고 하시는 건지 저는 그 부분이 좀 선을 많이 넘으신 것 같은데요. 이모님이 제게 텃세 부려서 득 보실 게 뭐가 있으신 건지 모르겠지만요."

"샤론. 사람을 겪어봐.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냥 넘어가자."

"......."

뭘 넘어가자는 것인지 사장님은 상당히 귀찮고 피곤하다는 뉘앙스였다.

나는 그렇게 시원하게 기사 식당 배송 일을 그만두었다.


그러고 나서 억눌려있던 창작욕구가 불타올라서 당근에서 찜해두었던 아이패드 6을 15만 원에 거래했다.

프로크리에이트를 깔아서 짭플펜으로 끄적거렸다.

앞으로 나는 그림으로 나의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련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데

나는 죽어서 낙서라도 남기고 죽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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