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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도 bando Apr 30. 2022

#신신 노트 | 나는 신사업에 적합한 사람일까?

포기하기 좋은 최적의 타이밍


그런 건 없다.

신사업은 득 보다 실할 가능성이 높은 여정 같아 보입니다. 만약 그 여정이 실패했다면 그것은 사업의 문제일까요, 그 여정길에 오른 나의 문제일까요. 성과가 정체되거나 거래처와 모종의 이슈가 생길 때에 가끔 이런 생각에 빠지곤 합니다. 그러나 저는 단언컨대, 여행자가 누가 되었건 그가 여정을 멈추지 않는 한 실패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여정이 고되었던 이유를 찾고 내일 또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면 되니까요. 


오늘은 사업보다는 사람에 초점 맞춘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특히 '실패'를 두려워하는 분, 실패하는 이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분, 그리고 이미 한 번의 실패로 잠시 쉬고 계신 분들을 위해 이 글을 바칩니다. 


*저는 지금 아래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저와 함께 지친 마음을 달랜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들으며 읽어주세요.


#BGM: 열기구 - SURL

https://youtu.be/kCdiT2dWju8

지금 이 시간 딱, 생각나는 음악. 'SURL - 열기구'입니다




그렇다면 뭘 포기해야 할까?

우여곡절이 많고 성과가 낮은 사업은 실무자가 포기하고 싶게 만듭니다. 사업을 탓하고 사람 X에 뜬 구인 공고를 체크하다가, 또다시 출근해야 하는 현실과 마주하면 '과연 내가 사업을 하기에 적합한 사람일까?'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되지요. 이 시기가 바로 슬럼프 기간인 것 같습니다. 스포츠에서 슬럼프는 '연습 과정에서 어느 기간 동안 연습 효과가 올라가지 않고, 스포츠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여 성적이 저하된 시기'를 의미합니다. 이 원인을 알면 사업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이 보이는데, 이는 뒷 장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여하튼, '업' 그 자체에 고민이 들기 시작한다면 우리들 중 대부분은 이직이나 폐업을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관점을 조금만 바꾸어보니, 이 시간을 오히려 내가 원래 고수하고 있던 것들을 '포기해보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들었습니다. 이직하기 좋은 최적의 타이밍은 보통 3년 차, 5년 차라고들 하지요. 전형적인 P형 인간에다, 주변이 다 안정지향형 인간들로 둘러싸인 저로선 차마 선퇴사 후취준을 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있는 회사에서 '신사업을 할 때 반드시 가졌던' 가치관을 내려놓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걸 포기하는 게 장기적으로 제게 약일지 독일지 모르겠지만은요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저는 시니어들이 가득한 환경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지금 직장에 입사했습니다. 말이 신사업이지, 제 의견과는 상관없이 이미 누군가가 기획해놓은 아이템, 판로들을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판로에서 시시때때로 이슈가 생기고, 회사에선 이를 대처할만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지 않았지요. 사수는 이미 떠난 지 오래였고, 실질적인 담당자는 저 하나였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1부터 10이 될 때까지 내부 체계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따라서 어떤 이슈가 생기면 회사는 '담당자로서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요구하는 뉘앙스가 강했는데, 사실상 내 손, 내 머리를 거쳐 태어난 기획이 아니니 그런 말에 자극받을 리 만무했습니다. 


'담당자로서 내가 하고 싶은 게 뭐냐고?'


상사의 말을 뒤에 가서 진지하게 곱씹어보는 일이 취미인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당자인 내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회사의 니즈와 합치되는 일을 생각해보니 '성과'라는 답을 도출했습니다. 이것이 제 첫 번째 '신사업을 할 때 반드시 가졌던' 가치관이었습니다. 회사는 정서적인 지원이 부족했어요. 주변엔 안된다고 말하는 이 투성이었고, 일을 준 임원진마저 무슨 일을 하던 설득시켜야 하는 일이 다반사였지요. 그래서 성과에 집착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또, 기존의 사업은 너무나도 장기적인 전략이었기에 매출을 보완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안전장치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임원진을 설득시켜 세일즈 비용을 집행하고, 새로운 판로를 찾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영업은 스카우트와 같아서 좋은 파트너를 만나 대화를 성사시키기까지의 확률이 100분의 1이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수습이 급한 대외적 이슈가 터져 신규 세일즈 활동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신사업을 해도 되는 사람일까?'라는 고민을 이때부터 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 노력들을 후회하느냐고요?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 역량을 재검증하는 기회가 되었고, 앞으로 버려야 할 것들을 계획하는 시간이 되었으니까요. 다만 오랫동안 축적되어 온 문제들,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 느린 성과와 같은 요인들이 슬럼프를 조금 일찍 앞당겼을 뿐입니다. 슬럼프가 발생하는 원인을 알고, 이에 대처한 사례를 한 번 알아볼까요. J. H. Smith는 슬럼프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4가지로 정의합니다. 


- 슬럼프가 오는 이유 -

1. 작업에 포함되는 1개의 요인에 지나치게 주의를 집중하기 때문에

2. 작업에 포함되는 2개의 요인에 주의가 동요하기 때문에

3. 작업에 포함되는 다른 요인 사이의 협조에 지나치게 신경 쓰기 때문에

4. 2개의 작업의 상호 작용 및 작업 과정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에


이미 한 번의 '쉼'을 택한 저는 다시 다음 여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1번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성과는 미래지향적인 단어입니다. 저는 미래가 불확실하다면 현재에 충실할 수 있는 일을 발굴해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루틴'을 만드는 일이지요. 아주 사소한 습관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번, 매일 아침 거래처에게 안부 인사를 묻는 습관부터요. 그러다 얘기가 트이면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하고, 이 경험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서로의 사업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겠지요. 따라서 제 목표는 '성과 달성'에서 '신뢰 형성'으로 옮겨갔습니다. 확실히 고정된 습관을 실천하다 보니, 처음에 비해 압박감은 많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신사업에 적합한 사람이란?

'신사업에 적합한 사람'이 과연 MBTI처럼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을까요? 회사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요건, 성향은 있어도, 그 요건을 가지고 롱런할 수 있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 같아요. 사업은 언젠가 과도기를 맞고 흥행하는 텀이 찾아옵니다. 그게 설사 미미한 성적이더라도요. 따라서 그 흥행을 목격하는 날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인내력'이 신사업을 할 때 가장 필요한 애티튜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를 지키기 위해선 나 자신을 향해, 또는 조직을 향해 끊임없이 목표를 되새겨야 합니다. 


요즘 1인 미디어가 급부상하고 있지요. 유명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들의 성공 배경을 살펴보면, 그들은 '지속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도 처음에는 호응도 높은 콘텐츠를 만들기까지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하나의 콘텐츠를 하루에 하나씩 꾸준히 업로드하고, 악플이 달리면 달리는대로, 좋아요가 많으면 많은 대로 나름의 이유를 분석하고 다음 콘텐츠를 기획 해나가지요. 그때서야 비로소 그들만의 고유성이 탄생합니다. 사람들의 인정이 더해지면 성공적인 사업 모델로 거듭났다고 볼 수 있겠지요. 


다시 한 번, 신사업에 적합한 사람이란 건 없으니 좌절하지 맙시다. 인내력과 지속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면 성공하는 최적의 타이밍이 찾아올 것입니다. 오늘부터 작은 습관 하나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 후속 글이 궁금하다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러분의 고민이 궁금합니다.

* 본 글은 매우 주관적인 분석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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