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아귀

10. 중독

by 금봉




요셉은 이틀 동안

그들이 내민 알약을 모두 복용했다.

처음 한 알을 넘기자마자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고통을

자신 안에서 꺼내어

마치 쓰레기를 버리듯 버릴 수도 있었다.

그리고 또 한 알을 넘기고

자신의 기억 속 고통을

하나씩 꺼내어 모두 버렸다.

그리고 또 한 알을 삼키고

버려진 고통이 중력 없는 물방울 속에서

서로 얽히고 생채기를 내고

또 그 속에서 고통을 만들어 냈다.


마지막 남은 한 알을 삼킨 후

생성된 모든 기억 속의 고통은

바닷물 속으로 녹아 사라졌다.


사라가 자기 모습과

비슷한 모습을 한 요셉을 보며 말했다.


“이렇게 빨리 진화할 수가 있다니?
믿을 수가 없군.”


요셉의 귀밑 작은 구멍이

끊임없이 움직인다.

사라가 구멍을 확인하며 웃었다.


“아, 아직 진행 중이군 그래?
얼마나 약을 복용 한 거지?”


요셉의 반짝이는 투명한 파란 눈이

사라의 얼굴을 유리가 쨍, 하고

깨질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왜? 뭐가 잘못됐나?”


사라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잘못된 건 없지만
잘 된 것도 없지
그렇게 욕심을 부리다가
중독에 빠져
아예 물고기 되어
더 큰 물고기 밥이 될 뿐이니깐.”


요셉의 눈이 더욱 번뜩였다.

그의 눈 속은 마치 터널이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는 엄청난 힘을 가진 것처럼 굴었다.


“그럴 리 있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건 나야.”


사라는 요셉이 빠져들게 한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살펴보았다.

아직 변하고 있는 자기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고 몸을 덜덜 떨고 있는 사람,

소용돌이 속에서도 살아남아

중력을 좌지우지하며 으스대는 사람,

고통의 기억이 사라져

환희에 가득 찬 사람,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며 좌절하는 사람,

사라는 큰 숨을 내쉬었다.


그중 추니와 진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고

철성의 카메라를 모두 살피기 시작했다.

사라는 추니가 중력을 다스리는 모습을

엿 본 후 디카시를 보며 말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어떻게 알약을 먹지 않고
잠에 들지 않을 수 있지?
소용돌이를 이렇게 피하는 건 있을 수 없어.”


디카시가 말했다.


“예외가 있었군,

처음부터 달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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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광과 모서리를 닮은 여자] 저자 작가 금봉입니다.글의 쓰임이 엇나가지 않게 쓰고 또 써나갑니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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