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1학기 종강

그리고 방학 계획

by 희힣


종강을 했다.


2025년 3월 4일 개강, 6월 29일 종강

118일간의 학교 생활이 마무리되었다.


이번 학기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한 학년 위 전공 수업은 매 수업마다 따라가는데 힘이 부쳤다. 교수님께서 기말고사 리포트에 ‘ㅇㅇ전공의 미래에 대한 예측‘ 을 포함하라고 하셨지만 절 반밖에 이해하지 못한 내가 전망을 어떻게 예측하냐며…하지만 수업을 통해 제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한 학기동안 했다는 그런 자전적인 리포트를 써서 제출했다.


일 학년 과목들에 비해 전공과목들에 깊이가 더해졌다. 산발적으로 배웠던 지식들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 기본기를 단단히 다져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동안 열심히 한다고 하긴 했는데, 모래성이었나 보다.


전공 스터디도 했다. 친구들이랑도 많이 친해졌고, 나와는 다른 공부 방식을 보며 많이 배웠다. 나는 처음엔 체계적이다가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뒷심이 부족해져서 끝이 좋지 않은 스타일이다. 그래서 시험 직전날에 밤새 공부해도 별로 피곤하지 않다는 남학우들이 너무 부러웠다. 이번 학기는 유독 체력적으로 지쳤다. 방학 동안 체력을 길러야겠다.


재밌게 들으려고 신청한 교양 수업은 글쎄 학생들의 탐여도가 굉장히 높아 전공 못지않게 경쟁이 벅찼다. 팀프로젝트를 하며 현대음악예술산업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굴러가는지 알게 되었고, 음악 분야는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느꼈다. 그래도 타전공분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


교수님과의 독서 모임에서 책 한 권을 끝냈다. <면화의 제국>이라는 책이며 현대 자본주의가 면화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고 이루어져 왔는지 농업, 경재, 문화, 역사적 측면에서 조명한다. 세상에 배고픈 사람이 없길 바라며 질 좋은 농산물을 개발하는 것이 어린 시절 목표였는데, 공부를 하며 생산이 아닌 분배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고 지난 꿈과 전공에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앞으로의 삶의 방향성은 계속 만들어나가는 걸로…


박물관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이번 학기는 지난 학기보다 필드에 자주 나가 직접 식물을 관찰해서 동정하고, 표본을 제작했다. 시험기간에는 도무지 여유가 없어 활동을 방학으로 많이 미뤘다. 방학 동안 열심히 해서 결과물을 꼭 완성해야겠다.


종강하자마자 계절학기도 다녀왔다! 한 학기 동안의 수업을 한 달로 압축한 계절학기를 다시 5일로 압축한 수업이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밥 먹는 시간 빼곤 전부 수업을 들었다. 현장 실습이라 땡볕에 있었더니 밥 먹을 때 뭘 먹어도 맛있었고 저녁에 잠도 잘 잤다. 침구들도 사귀었고 일주일 동안 긴 수련회를 다녀온 것 같아 돌이켜보니 즐거웠다. 주말 동안 60페이지가 넘는 실습 보고서를 쓰는 게 힘이 부치긴 했지만. 하하. 계절학기를 통해 몸 쓰는 일보다는 그래도 책생에서 머리 쓰는 일이 나에게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험을 해보니 몽상적이었던 취향을 확실히 할 수 있었다.


한 학기에 대한 나의 감회는…

너무 많은 것을 하려는 나머지 많은 것을 놓쳤다는 거다. 그렇지만 하나만 했으면 완성도가 더 높았을까? 생각해 보면 완성도는 비슷했을 것 같다. 나는 전체적인 질을 높이기 위해 집중력 과 뒷심을 기르는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겠지. 나라는 사람이 업그레이드되기위해선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 그동안은 내가 할 수 있을 만큼의 노력을 했다. 이젠 나에 대한 연민을 의도적으로 더욱 없애고 무쇠처럼 펼쳐진 일들을 해치울 거다. 내가 중심을 잡지 못할 때가 많아 휘둘릴 때가 있었다. 한 학기 동안 붕붕 뜬 기분으로 산 날들이 많았다. 내 인생은 결국 내가 책임져야 한다. 내가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이라 믿고(항상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믿을 것이다) 나아가겠다. 이번 방학은 나의 마인드셋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아래는 여름 방학 계획이다.



1. 운동: 헬스장을 다시 등록해서 주 3회 이상 운동. 체력 기르기


2. 논문 스터디: 동기들과 함께 일주일에 논문 란 편 분석하는 스터디를 하기로 했다. 1학기 수업을 들으며 논문을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스킬이라는 걸 깨달았고, 시간이 많은 방학에 그 스킬을 길러보기로 했다(겸사겸사 동기들 얼굴도 볼 겸)


3. 박물관 프로젝트 진행


4. 주에 한 번씩 박물관 or미술관 방문


5. 영어 공부: 읽기는 어느 정도 되는데 말을 할 일이 없다 보니 이젠 한 마디 하는 것도 어려워서, 어떻게든 영어에 노출을 늘릴 생각이다


7. 독서모임: <거대한 역설> 읽기, <면화의 제국> 독후감 작성하기


8.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주행


9. 친구들 만나기


10. 전공공부(유기화학, 생화학)


11. 가능하다면 아르바이트(내년 여행 자금 마련)




큰 틀은 이렇다. 개강 전 마지막 글에서는 많은 것들을 이룬 알찬 방학을 보내길 바라며 - 끝!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