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을 금기시하는 교회문화

by 강유선


7장. 비판을 금기시하는 교회문화 – 루터의 개혁정신을 잃어버린 교회


한국 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교회 안에서는 비판하면 안 된다”는 잘못된 믿음입니다.


이 문화는 마치 신앙처럼 굳어져 있습니다. 목회자를 비판하면 영적으로 교만하다고 하고 교회의 문제를 지적하면 ‘사탄에게 틈을 주는 것’이라고 하고 잘못된 가르침에 질문하면 ‘순종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교회 구조를 비판하면 ‘영적으로 타락했다’고 합니다.



이런 말들은 신앙적으로 들리지만 실상은 통제, 권력, 두려움, 침묵의 문화를 유지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놀랍게도 이 문화는 성경적이지도 않고, 교회사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개신교 자체가 ‘비판’에서 시작된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 1. 개신교의 탄생은 “권력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되었다


1517년,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교회 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였을 때, 그는 가벼운 제안을 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시 교회의 ‘절대 권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행위였습니다.


95개조 반박문의 핵심은 무엇이냐?


✔ “교회가 틀렸다.”


✔ “성직자의 권위는 절대가 아니다.”


✔ “교회의 가르침은 성경과 맞지 않으면 비판해야 한다.”


✔ “교황이라고 해도 성경보다 우위에 있을 수 없다.”


즉, 개신교의 시작은 **“비판의 자유”**였습니다.


개신교는 권력에 순종해서 생긴 종교가 아니라, 권력에 저항해서 태어난 종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교회는 루터의 개혁정신을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아니, 더 심각하게는 루터가 싸웠던 그 “구교의 모습”을 자기들 스스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 2. 한국 교회는 왜 비판을 금기시하는가?


그 이유는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입니다.


✔ 1) 목회자 중심 구조


한국 교회는 여전히 목회자의 절대 권력이 강합니다.


장로, 집사, 평신도는 사실상 목회자의 결정을 반대할 수 없습니다.


잘못된 결정·비윤리적 판단·비성경적 가르침도 “목사님이 결정하신 일”이라면 건드릴 수 없는 금기가 됩니다.


✔ 2) “영적 권위”를 오해함


많은 교회는 “목사님의 권위 = 하나님의 권위”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신학적으로 완전히 잘못된 주장입니다.


목회자는 하나님이 아닙니다. 목회자는 선지자도, 교황도 아닙니다. 성경적 권위는 말씀에 있고, 진리에 있고, 하나님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목회자를 비판하는 것을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으로 오해하게 만듭니다.


✔ 3) 문제 제기 자체를 ‘교회 분열’이라고 낙인찍음


교회는 문제가 생겨도 해결하지 않고 “문제를 말하는 사람”을 문제로 만듭니다. 그래서 비판하는 사람은 어김없이 이렇게 불립니다.


‘교만하다’


‘분열을 일으킨다’


‘기도가 부족하다’


‘마귀에게 틈을 주었다’



비판의 타당성은 논의되지 않습니다. “비판했다”는 행위 자체가 죄가 됩니다.



� 3. 그러나 성경은 “비판”을 신앙의 중요한 요소로 본다


성경은 놀랍게도 “보라, 비판하지 말라”가 아니라 “잘못된 가르침을 시험하라”고 말합니다.


✔ 바울: “모든 것을 시험하고, 좋은 것을 취하라.”


✔ 요한: “영을 시험하라. 거짓 선지자가 많다.”


✔ 예수님: “바리새인의 누룩을 주의하라.”


이것은 적극적으로 분별하라는 명령입니다. 즉, 비판은 성경적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진리이시기 때문에 어떤 질문, 어떤 비판도 시험을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질문을 두려워합니다. 비판을 두려워합니다. 왜냐하면 교회가 진리보다 권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4. 비판을 거부하는 교회는 반드시 타락한다


역사적으로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종교 단체는 예외 없이 다음 단계를 밟습니다.


• 권력 집중


• 교리 왜곡


• 내부 부패


• 외부 비판에 대한 적대


• 구성원의 세뇌


• 공동체의 몰락



한국 교회가 지금 겪는 문제는 바로 이 순환 구조의 결과입니다.


비판을 차단하면 교회는 거울을 잃습니다. 거울을 잃은 사람은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고, 결국 추하게 변합니다.



� 5. 건강한 교회는 ‘순종’이 아니라 ‘대화’ 위에 세워진다


교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무조건적 순종이 아닙니다. 목회자가 독재자가 되어도 순종하라는 말은 성경 어디에도 없습니다.


건강한 교회는 대화, 질문, 지적, 토론이 가능한 교회입니다.


“왜 이런 결정을 내리셨습니까?”


“이 가르침은 성경과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이 부분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의견을 모을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이 자유롭게 오가는 교회가 진짜 건강한 교회입니다.


순종만 있고, 질문이 없다면 그것은 신앙 공동체가 아니라 집단주의 불량써클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6. 루터가 원했던 교회의 모습: 개혁은 ‘한 번’이 아니라 ‘계속’하는 것


종교개혁은 1517년에 한 번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정신이어야 합니다.


루터의 정신은 단순히 “구교를 비판하자”가 아니었습니다.


✔ “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


(제네바 개혁가들이 자주 사용한 문구: 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즉, 교회는 늘 변해야 합니다. 늘 점검받아야 합니다. 늘 비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한국 교회는 지금 ‘개혁을 멈춘 교회’입니다. 개혁을 멈춘 교회는 타락의 길로 갑니다.



� 7. 결론 – 교회는 비판을 들을 때 더 거룩해진다


비판을 두려워하는 교회는 성경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의적 권위 구조를 믿고 있는 교회입니다.


교회가 회복되는 길은 단 하나입니다.


비판을 적으로 보지 말고, 빛으로 보라.질문하는 사람을 불순종자로 보지 말고, 동역자로 보라.교회는 개혁될 때 가장 교회답다.


루터는 교회를 공격하기 위해 반박문을 붙인 것이 아니라, 교회를 살리기 위해 반박문을 붙였습니다.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교회만이 진짜 복음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7장 핵심 메시지 요약


• 개신교는 비판과 개혁에서 시작된 종교이며, 순종의 종교가 아니다.


• 목회자 절대권력·비판 금기·맹목적 순종 문화는 성경적이지 않다.


• 성경은 “영을 시험하라”, “모든 것을 분별하라”고 명령한다.


• 비판 없는 교회는 타락하며, 개혁 없는 교회는 죽는다.


• 건강한 교회는 순종이 아니라 “대화, 질문, 토론”이 가능한 교회다.


•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은 지금 우리 교회가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정신이다.


• 비판을 받아들이는 순간 교회는 더 거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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