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박물관에 다녀왔다
~~@ 울주 옹기 박물관
오랜만에 움직여 옹기박물관을 다녀왔다.
생각해보면 정말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지 않았다.
왜 그랬나를 생각해보니 사는 것에 정신이 없었고 살아내느라 몸뚱아리를 열심히 썼다고 고장이 나서 수술하고 재발하고 재활하고 하느라 더더군다나 여행을 뒤로 하고 살았다.
문득 시간이 음력 정월이 가고 있었다. 음력 정월에는 간장을 담갔는데...
실은 옹기를 보고싶다기 보다는 할아버지와 함께 담갔던 간장이
그리고 그 간장을 담그자면 옹기를 씻고 소독을 하던 모습이 떠올라 충동적으로 출발한 발길이었다. 기억하는 옹기라고는 항아리가 전부였는데 이번 여행으로 나의 그 편견을 완전히 깨어버린 여행이었다.
멀리 울주를 선택했던 것은 가는 김에 드라이브도 할겸 바람도 쏘일 겸 겸사겸사 출발했는데 오히려 이 충동적인 선택이 내게 칭찬해를 연발했다.
남해 바다만 바라보다 짙푸른 동해바다를 본 것도 가슴이 확 트인 좋은 시간이 된 것이다.
나는 이런 충동적인 여행도 추천해 본다.
울주 옹기박물관에 먼저 들러 보았다. 무엇이든 박물관에 모여있길 바라는 마음과 그럴 것이라는 믿음으로.
들어가면 바로 왼편에 놓여 있다. 사람이 거의 없어서 쭈뼛쭈뼛 들어선 박물관은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참 멋있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랬다. 뭐 어찌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그저 평범하게 보이는 옹기를ㅡ아니 어쩌면 평범하다 못해 내 주변에서 그냥 보이는 옹기를 저렇게 꾸며 놓으니 이 얼마나 멋진 변화인가. 나는 저 옹기를 오이짠지 누름돌로 쓴다. 좀 창피했다. ㅎㅎㅎ
늘 서양의 것에 취해 있던 나의 눈에는 옹기로도 저렇게 해놓으니 색다른 멋이 있구나...
고급스럽다~^^ 를 연발했다. 생각의 틀을 깨고 볼 일이다. 내게 누름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던 옹기가 저렇게도 변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어항도 생각했고 예쁜 옹기화분도 생각이 났다. 그 전에 나는 왜 그저 누름 돌로만 보였을까나...
나는 늙어가면서 나의 한국을 이해하나보다.
이쁘지 아니한가? 왠지 정겹고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에서 반겨주는 옛날 화장실 옹기.
익살스런 저 위에 앉은 아이의 표정이 이렇게나 정겹고 그리울 수가.
땅속에 심어져 있던 것만 봤었지 실물 영접은 처음이었다. 내가 처음 저 자세를 취할 때는 이미 저 옹기는 땅 속에 있었고 정말로 나무로 된 발판이 놓여 있었다. 좀더 넓고 두꺼운 발판이 놓여 있어 안정감이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
그래도 실물을 영접하고 보니 저래서 빠지면 죽는다고 조심하랬구나 하는 소리가 절로 튀어 나왔다.
그러면서 추억이 마악~~밀고 들어와서 혼났다.
삐그덕 거리는 소리에 갈까말까를 망설이던 기억
무서워서 제대로 앉지도 못했던 기억
볼일을 보면서도 저리는 다리를 무시하고 움직이면 빠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석고상처럼 앉았던 기억
꾸물거리는 구덕이가 징그러워 아래는 쳐다보지도 않았다가다 슬쩍 내려다보던 기억...
무작위로 밀고 들어와 한참을 더듬어 앉았다. 나의 어린 시절은 진정 행복했구나.
지금의 수세식 화장실은 깨끗하고 깔끔하다. 그러나 누를때마다 물 걱정에 죄 짓는 것 같고
내가 화장실을 씀으로써 욕실을 쓸 식구들은 줄을 서고... 그래서 불안하고.
어린 시절엔 화장실은 화장실이고 샘은 샘이어서 서로간에 얽힐 일이 없었다.
뭐 냄새에 머리가 아프고 큰 볼일을 보고 나오면 누구나 다 알 정도로 몸에 냄새가 배고 누구나 금방 내가 어디 다녀왔다는 것을 알았고 특히나 먹는 곳에는 한동안 가지 말아야 했다. 뱅글뱅글 돌다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몸에 밴 냄새가 사라지고 나면 한자리 앉을 수 있었다. 촌스러웠으나
그때 그 시절이 이리도 그리운것은 행복했었기때문이었으리라. ㅋㅋ
이상하게 바라봤다.
앉아 있던 인포메이션 아가씨가.
다 늙은 아지매 뭔일 나나 싶어 얼매나 가슴 졸였겄슈~~ㅎㅎ
박물관 들어서면 딱 중앙에 전면 유리관을 짓고 그 안에 들어 앉아 계신
기네스 인증 최대 옹기
정말... 컸다. 엄청 컸다. 기네스 인증을 받았다니 크기가 엄청 크겠다 싶겠지만 사진으로는 별로 와닿지 않을까봐 이렇게도 찍어봤다. 내가 얼마나 작은 인간인지...
인간의 손에서 태어난 옹기임에도 불구하고 그 인간의 후손이고 그 인간과 나란한 인간임에도 난 작은 한낱 어린 아이만 하더라.
기네스 인증서도 있고설명서도 있으용. ㅎㅎ
저보다 낫더라구요. 전 인증도 안됐지 설명도 안해주지 누가 날 쳐다 봐 주는 것도 쉽지 않은데.ㅋㅋㅋ
문재인대통령도 다녀갔다고 옆에 쪼매만한 옹기에 썼는데.. 건 짤렸다. 사진 찍는 실력이 딸리다 보니 옹기 하나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옹기에만 집착하다보니 주변의 다른 것들을 잡지 못하는 것이 어쩜 이리 인생을 사는 모습과 한치도 틀리지 않을까. 집착을 좀 버려야지 좀 넓게 보도록 노력해야지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크기가 엄청 컸지만 난 그저 예쁘고 좋았다.
크기만 컸지 내 나라 흙으로 빚어 저렇게 굳건한 색과 힘으로 버티고 있는 옹기가
참으로 예쁘고 대견했다.
그림도 과하지 않게 표현해 놓은 장인의 간결함이 나는 더욱 좋았다. 무엇을 표현 한 것인지 알고 싶었으나
설명도 설명을 해주는 사람도 없어서 궁금함을 안은채로 좋다~~라는 나의 감탄으로만 끝이 났다. 후에 꼭 물어봐야지를 다짐하면서. 과했다면 옹기도 큰데 정신 사나웠을것 같고 그렇다고 오밀조밀 했다면 몸집과 안 맞을도 싶고 딱 좋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