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버스를 탄 어느 날이었다. 출근 시간도 퇴근 시간도 아닌 애매한 시간에 탄 덕인지 버스 안엔 거의 아무도 없었다. 뒤에 승객이 몇 분 타긴 했지만 적어도 내가 타는 정류장에는 거의 없었기에 난 편하게 뒤쪽 좌석에 앉아 평소처럼 창밖을 바라보았다. 왠지 모르게 나무와 큼직한 벽 빼고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지나가는 풍경은 전부 같은 벽이라서인지 거의 변화가 없다고 느꼈다.
그때 고개를 휙 돌려 반대쪽 창문을 응시했다. 다채로운 색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다리 위에서 본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의 모습과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이따금 풀과 나무가 울창한 자연의 모습도 보였다. 내가 앉아 있는 쪽 창문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를 나에게 대입해본다면 어떨까. 나나 혹은 타인도 한쪽 면에서만 바라본다면 그들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편협하게 한쪽으로 치우쳐져 바라보기엔 사람들은 너무 많은 모습을 담고 있다. 이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함께 교류하기 위해서는 다른 관점에서도 그 사람을 마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버스에서 한쪽의 창문으로는 볼 수 없는 다채로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