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즐거움

에세이

by 희인

요즘 들어 무엇을 하든 대체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체중을 감량하는 것, 배워보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 호흡이 긴 책을 읽는 것, 하다못해 좋아하는 가게에 단골이 되는 일이나 조금 더 하찮게는 내가 시킨 택배가 나에게 도달하기를 기다리는 것까지도. 이런 시간이 걸리는 모든 것들은 내 삶을 힘들게 하는 스트레스의 원인 중 아주 조금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얼마 전, 내가 인터넷에서 본 분위기 좋은 북카페를 가본 날이었다. 북카페는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더 분위기 좋고 따스했다. 아늑했고 사장님도 친절했다. 이 가게에 단골이 되고 싶었다. 단골이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자주 왕래해야 할 것이었다. 또한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내게 스트레스가 아닌 기대되고 설레는 일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그곳을 가는 동안 행복하고 나만의 시간이 그만큼 생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별것 아닌 생각은 나의 관점을 굉장히 많이 바꾸어 놓았다. 앞서 말했던 성취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일들은, 바꿔 말하면 그 시간 동안 내가 더 많이 즐기고 앞으로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 모든 일에 더 노력하고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과해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배송비가 너무 비쌀 때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배송비는 기다리는 동안의 즐거움과 배송을 해주는 가격을 합한 가격이 아닐까, 라고. 그저 나의 합리화에 불과하지만 이 또한 즐거움의 일부라는 생각이 든다.


문득 〈어린 왕자〉의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기대할 것이 생긴다는 건 참 좋은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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