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그리스도의 몸
강소이(2023년 한국문학상 대상 수상 시인)
오늘은 연두색 초를 만들고
그 위에 샛노란 수선화꽃을 만들어 올린다
심지에 불을 붙여본다
꽃심에서 말없이 꼿꼿이 공중을 향해
금빛으로 타는 촛불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따뜻한 작은 위로
촛불 속에 세상을 다 가진 듯하다.
저절로 손을 모으고
마음을 모은다
이렇게 몸을 녹여 빛을 내는 저 불씨를
네 가슴에도 전하고 싶다
겸허하게 빛나는 저 불빛을
세상 금화를 탐내지 아니하고
금빛으로 빛나는 빛의 위로
염려로 기침하는 너의 가슴에
어둠 속에서 절망하고 있는
너의 가슴에
초 candle 위에도 내려와
그 몸 녹이시며 빛을 내시는
따뜻한
그의 빛을
너의 가슴에 전하고 싶다
수선화 향기를 내며
언제까지나 너를 위해 기도하고 계실
오늘도 꽃심에서 꽃불로 타고 있다
수선화 향기 : 샤론의 꽃은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하며, 수선화꽃을 이른다.
강소이 6번째 시집 [다시 눈부신 하루] 130~1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