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오는 친구를 기다리며
강소이 (2023년 한국문학상 대상 수상 시인)
멀리서 오는 친구를 기다리느라
엉덩이가 아프다.
딱딱한 의자에 앉아
그녀가 달려오고 있을
전철역의 숫자를 헤아린다.
멀리서 오는 친구를 기다리느라
귀가 아프다.
카페의 음악은
자리를 옮겨도 침묵을 허락하지 않는다.
집에서 카페까지 오는 길,
그냥 걸었으면 좋으련만
딸아이에게 운전을 부탁했더니
몸살이 심하단다.
택시비 열 배를 딸에게 내고
차에서 내렸다.
링거 맞으라 했더니
멋쟁이 딸아이는
링거 대신 립스틱을 산 눈치다.
뭔가 억울한 기분이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