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의 유머가 담긴 음악

이 백 년 만에 다시 듣게 된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

by 보스턴 펭귄

하이든, 그는 누구인가

요제프 하이든은 위대한 고전주의 작곡가들 가운데 가장 과소평가된 인물로 종종 언급된다. 그가 남긴 작품의 양과 음악사에서의 위치를 생각하면, 그의 음악이 지금까지도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점은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교향곡의 아버지', 그리고 '현악 사중의 아버지'라는 별칭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하이든은 교향곡만 해도 백 편이 넘게, 현악 사중주 역시 칠십여 편에 이르는 방대한 레퍼토리를 남겼다. 이 외에도 칸타타, 미사곡, 가곡, 소나타, 오페라, 춤곡, 오라토리오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음악적 세계를 끝없이 확장했다. 심지어 시계를 위해 작곡한 소품만 해도 서른 두곡이나 된다니, 그의 창작력은 그야말로 끝이 없었다.


모차르트와 마찬가지로 하이든 역시 짓궂은 장난기와 유머 감각으로 유명했다. 어느 날 빈의 슈테판 대성당에서 한 성가대원이 다른 성가대원의 땋은 머리를 잘랐다가 벌을 받은 사건이 있었는데, 하이든은 이런 이야기들에서 착안해 종종 음악 속에 장난스러운 요소를 숨겨 넣고는 했다. 예를 들어 현악 사중주 30번 Eb 장조의 마지막 악장에는 일부러 착각을 일으키는 허위 종지가 여러 번 등장한다. 하이든이 관객들이 곡이 끝나기도 전에 박수를 칠 것이라고 장담하며 내기를 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다. 오늘날 기준으로 배꼽 잡고 웃을 정도의 유머는 아니지만, 18세기 청중에게는 꽤 신선한 '음악적 농담'이었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장난은 그의 교향곡 60번 'Il Distratto', 즉 '주의 산만한 사람'이라는 제목의 작품에서도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낸다. 하이든의 유쾌한 기질은 이렇게 그의 음악 곳곳에 은근히 숨어 있으며, 이는 그의 작품을 더욱 친근하게 만드는 매력 요소 중 하나다. '주의 산만한 사람'이라는 제목처럼, 이 교향곡은 일부러 점잔을 빼는 듯한 서두와 이어지는 불협화음의 연속으로 시작한다. 그 결과 오케스트라는 마치 연주를 멈출 듯 멈칫거리게 되고, 단원들은 악기 조율조차 잊어버린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고는 시끄럽게 맞춰 보겠다고 부산을 떠는 장면이 펼쳐지는데, 하이든이 의도했던 장난기 어린 연출임이 분명하다.


하이든이 교향곡 94번의 느린 악장에서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려 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잔잔한 분위기 속 갑자기 등장하는 포르티시모의 강한 음은, '서프라이즈'라는 별칭을 얻기에 충분한 하이든식 유머다.


<하이든의 C장조 첼로 협주곡>

하이든의 C장조 첼로 협주곡 1번을 작곡한 시기는 대략 1765년 전후로 추정된다. 이 곡은 하이든이 근무하던 에스테르하지 궁정의 수석 첼리스트였던 요제프 바이글(Joseph Weigl)을 위해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진다. 하이든은 당시의 다른 작곡가들에 비해 협주곡을 많이 쓰지 않았고, 남아 있는 작품도 매우 드물다. 특히 이 곡은 한동안 완전히 사라졌다고 여겨졌다. 당시에는 하이든이 직접 작성한 작품 주제 기록서에서 단 두 마디짜리 주제만 전해지고 있었지만, 1961년 프라하에서 오래된 필사본이 발견되면서 비로소 작품 전체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이는 20세기 하이든 연구에서 단연코 가장 큰 발견 중 하나였다.


C장조 첼로 협주곡 1번 역시 그의 재치와 탁월한 음악성을 한껏 보여주는 작품이다. 품위 있게 문을 여는 첫 악장은 자신감과 그리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깊고 울림 있는 두 번째 악장은 그 아련한 동경을 충분히 펼쳐 보이며, 마지막 악장은 넘치는 생동감으로 질주하며 독주자의 기교를 유쾌하게 시험한다.


조금 더 음악의 형식적인 면에서 들여다본다면, 이 협주곡은 바로크 시대의 전통 위에 서 있으면서도, 고전주의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특징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바이올린 협주곡의 거장 비발디의 영향이 남아 있었고, 리듬이나 짧은 동기들을 연결해 주제를 만들어 가는 방식이 바로크적인 면모를 유지한다. 하지만 형식적으로는 점차 고전주의적인 균형감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1악장은 바로크 협주곡 특유의 짧은 리듬 동기와 당김음이 많고, 2악장은 서정적인 아다지오로, 한층 클래식한 우아함이 강조된다. 그리고 마지막 3악장은 당시의 교향곡 스타일을 받아들여 훨씬 현대적(당시 기준)인 느낌을 준다.


들을 만한 음반

1. 자크린 뒤 프레(첼로), 다니엘 바렌보임(지휘), 영국 체임버 오케스트라(Warner Classics, 1967)

2.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프비치(첼로, 지휘), 런던 세인트 마틴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Warner Classics,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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