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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딸과 함께하는 하루하루

<08> 2024. 9. 30(월)

by 꿈강

<타임 라인>

-6시 25분: 딸네 도착

*손녀딸 이미 깨어 있음.

-9시 25분: 등원 완료




딸네 아파트 지하 공동 현관 앞에서 사위를 만났다. 오늘은 사위의 출근이 이르다. 손녀딸이 어제 일찍 자더니, 벌써 일어났단다. 부랴부랴 딸네 집으로 향했다.


딸네 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손녀딸이 애착 물개 인형 '보노'를 안고 제 엄마 방에서 나온다. 아내를 보더니 반가운지 아내에게 폭 안긴다. 출근 준비를 마친 딸이, 손녀딸을 한번 안아 주고 출근길에 나섰다. 딸이 출근할 때 손녀딸은 늘 꿈나라에 있었는데, 오늘은 깨어 있다. 손녀딸에게, 엄마한테 인사하라고 했더니 티니핑 인형과 노느라 제 엄마는 쳐다보지도 않고 인사를 한다. 아무튼 잘 떨어져서 다행이다. 엄마, 아빠는 출근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있는 상황에 익숙해진 듯하다.


아내가 싱크대에 서서, 손녀딸 아침으로 먹일 사과를 깎고 있는데 손녀딸이 아내 다리를 부둥켜안는다. 아내가 주말 동안 못 봐서 손녀딸이 보고 싶었다고 했더니 손녀딸도 주말에 할머니 생각을 했단다. 할머니를 크게 감동시켰다. 손녀딸 돌보는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아내가 깎아준 사과와 배를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다. 세 손가락을 끼울 수 있게 되어 있는 유아용 젓가락이다. 가끔 흘리기도 하지만, 곧잘 집어 먹는다. 계속 연습시키면 젓가락질을 더 잘할 수 있게 될 듯하다. 호박죽은 손녀딸이 직접 퍼 먹겠다고 해서 숟가락을 쥐어 주니, 꽤 잘 퍼 먹는다. 물론 가끔 조금씩 흘리지만 말이다. 호박죽은 깨끗이 비웠고 내가 먹여준, 소고기 뭇국에 만 밥은 절반 정도 먹었다.


어린이집에 가야 할 시간이 다 되었는데, 손녀딸이 갑자기 제 방으로 가더니 이불이며 베개를 꺼내 거실로 가지고 온다.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자기가 너무 힘들어서 누워서 텔레비전을 봐야겠단다. 일찍 일어나서 좀 피곤했나 싶기도 하다. 생전 이런 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그래도 어린이집 갈 시간 다 되었다고, 텔레비전 끄고 어서 가자고 했더니 별말 없이 잘 따른다. 같이 데려갈 티니핑 인형을 몇 개 고르더니 '보노'도 데리고 가자고 한다. '보노'가 지저분해지는 게 좀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보노'와 함께 차에 올라,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사위한테서 톡이 왔다. 오늘 일찍 퇴근하니, 손녀딸 하원을 자신이 하겠단다. 그렇게 우리 부부의 퇴근이 다가왔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손녀딸의 애착 인형 '보노'와 요즘 손녀딸이 푹 빠져 있는 티니핑 인형들이 우리 차 뒷좌석에 있다. '보노' 없이는 잠들 수 없는 우리 손녀딸이다. '보노' 갔다 주러 딸네 집에 들러야 한다. 그러는 김에 손녀딸을 한 번 더 볼 수 있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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