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1'을 얻었다고? 실망하지 마라, 그건 성과이다
이른바 전 국민의 일상이 되어버렸다는 유튜브.
대한민국 인구 약 5,170만 명 중 약 4,820만 명이 이용한다는 그 거대한 플랫폼에
처음으로 롱폼 영상을 올리면 어떻게 될까?
24시간이 다 되어가도록 저 '0'이라는 숫자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걸 목격하게 된다.
이건 오류가 아닐까?
하루에 유튜브를 이용하는 한국인이 무려 4천만명이 넘는데,
어떻게 조회수가 '0'일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의문이 뇌리를 강타하며 1분에도 몇 번씩 유튜브 스튜디오를 들락거리게 된다.
하지만 숫자는 거짓말을 모른다.
아주 냉혹할 정도로 정직한 게 유튜브 조회수이다.
하는 수없이 제미나이한테 물어본다.
이게 정상이냐고.
대답은 한결같다.
하여튼 AI라는 놈은 돌려 말할 줄 모른다.
아무리 사실이어도 응? 좀 인간적으로다가 응? 응?
아무튼...
그렇다.
나는 여태껏 조회수 1만 이하의 영상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아무리 재밌는 섬네일을 달고 있는 영상이라도
기본적인 조회수조차 갖추지 못한 영상을 볼 바에야...
이런 생각으로 말이다.
하지만 유튜브의 생태계에서,
그것도 롱폼 영상의 세계에서,
조회수 '1'은 엄청난 성과이다.
저 숫자, '1'을 보기 위해 나는 무려 만 하루를 기다려야 했다.
내가 첫 영상을 업로드한 건, 2026년 1월 3일이다.
새해의 첫 주말이었다.
나름 야심차게 시작한 것이다.
올리자마자 1만 조회를 기대한 건, 물론 아니다.
아니, 나도 염치가 있지... 어떻게 영상 하나로 저런 조회수를 기대하겠나?
그래도...
조회수 몇 백은 나오겠지...
아무리 못 해도 100은 넘은 거야...
...는 개뿔.
첫 업로드 후 약 10일이 지난 지금, 내 첫 영상의 조회수는 이렇다.
아직도 '10'을 넘기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롱폼 영상을 밀어주는 대표적인 방법은 세 가지이다.
탐색(Browse) 추천(Suggested), 검색(Search)
저 세 가지 방법 중에서 메인 알고리즘은 '탐색'이다.
'탐색'은 사용자가 유튜브 앱을 켜자마자 보이는 '홈 화면'에 영상이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의 평소 시청 기록, 구독 채널, 유사한 취향을 가진 다른 사용자들의 반응을 분석하여 "당신이 좋아할 것 같아서 가져왔어"라고 보여주는 방식이다.
구구절절 어렵게 설명했는데 간단히 요약하면
'탐색'이야말로 가장 큰 조회수를 폭발시킬 수 있는 경로이며 바이럴의 핵심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저 '탐색'으로 영상을 밀어줘야
내 영상의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홈 화면에 영상이 배치되고, 노출클릭률이 높아진다.
노출클릭률이 높아져야
유튜브 알고리즘은 내 영상을 좋은 영상으로 판단하고 더 적극적으로 밀어주며,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수천, 수 만 이상의 조회수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내 영상은 저 탐색이 '0'이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내 영상을 오로지 '추천'으로만 밀어줬다.
여기서 '추천'이란
현재 시청 중인 영상의 오른쪽(PC) 혹은 하단(모바일)의 다음 볼만한 영상 목록에 노출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영상과 주제가 비슷한 영상이나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이 과거에 함께 봤던 영상,
시청자가 이어서 보기에 흐름이 자연스러운 영상을 배치한다고 하는데.....
내가 만든 영상의 주제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들에게만 골라서 영상을 뿌리는 게 이른바 '추천'이다.
이 경우 노출클릭률이 1% 이하로 떨어진다.
그러면 유튜브 알고리즘은 내 영상을 '쓰레기'로 판단하고 버린다.
스팸 취급을 해버리는 것이다.
위의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추천 동영상'이라고 되어 있는 부분....
저게 이른바 '추천 알고리즘'이다.
추천 알고리즘으로 총 121회를 노출했으며,
그렇게 노출된 내 영상을 클릭한 수는 고작 4회.
노출클릭률 2.5%이며,
저 정도의 클릭률로는 최하품 판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자, 그러면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게 하나 있다.
저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이렇다.
"...몰루..."
그래, 모른다.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서 유튜브 알고리즘도 모를 수 있다.
지가 왜 저러는지....
뭐, 어떤 면에서는 다행이긴 하다.
만일 유튜브가 '탐색'으로 밀어줬는데도 조회수가 저 모양이라면,
나는 유튜브 계를 떠나는 게 옳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마나 '추천'으로 내 영상을 노출했고,
아무리 고수여도 추천 알고리즘으로는 클릭률 3%를 넘기기 어렵다고 하니...
이런 것으로나마 위안을 삼을 밖에....
이건 2026년 1월 12일, 현재 나의 상황이다.
저기서 나온 조회수의 50% 이상은
쇼츠를 타고 온 시정자들 덕분...
내 영상의 섬네일을 직접 보고 영상을 클릭한 시청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내가 선택한 유튜브 주제
해당 분야에서 가장 잘 나가는 유튜버의 영상을 모방하여 섬네일을 제작하고,
영상 주제를 훨씬 대중적인 것으로 수정한다.
그 다음 유튜브 영상 제작을 위한 대본을 더 재밌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영상의 편집 능력을 올린다.
하지만 내가 저런 걸 할 수 있었으면, 진작 1만 조회수를 뽑았겠지.
차차 개선할 수는 있으나 당장 이룰 수 없는 일이니...
지금으로서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영상의 조회수를 보지 말아야 한다.
내 영상의 조회수를 보는 순간,
저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느꼈던 즐거움이...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 행복한 몰입감이...
저 영상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바친 1주일의 시간(약 30시간)이...
내 진정 어린 노력이...
영상을 제작하면서 느낀, 그 질적인 행복감이
1이니 100이니 1000이니 하는 숫자라는 양적 가치로 전환되면서
순식간에 공허함으로 바뀐다.
아, 삽질이라니...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짓거리에 내 시간만 허비했다는 생각이 들면,
더는 유튜브를 할 수 없다.
적어도 1년은 해봐야 하는데...
저 1년을 버티려면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애써야 한다.
내가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들인 노력은
저런 숫자 따위로, 조회수 따위로 환원될 수 없음을
스스로에게 계속 말해줘야 한다.
뭐, 딴에는
어차피 인생도 삽질의 연속 아니던가...
하여튼 그래서 기록해둔다.
혹,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영상을 제작했기에
10일 동안 조회수 '10'을 못 넘겼는지 궁금하다면....
<유튜브 초보 팁!!!>
1. 여기서 말하는 롱폼 영상이란, 최소 3분 이상의 영상 길이를 지니고 있고 16:9 비율을 가진 가로형 영상을 뜻한다.
2. 롱폼 영상의 반댓말이 숏폼, '쇼츠'이다.
3. 내 영상이 어떻게 노출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유튜브 스튜디오-콘텐츠-각 영상의 분석 탭-동영상 분석의 '도달범위' 하단의 '시청자가 이 동영상을 찾는 방법'을 보자. 거기서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