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다는 것의 의미

숫자는 줄었지만, 무게는 더해졌다

by 주말이

어제, 16년째 이어져 온 모임이 있었다.
처음 이 모임이 만들어졌을 때를 떠올리면, 모두가 비교적 좋은 시절에 서 있었다.
구성원 대부분은 사업을 하고 있었고,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 잘 나가던 시기였다.


그때는 우리 모임에 들어오고 싶다는 사람도 많았다.
자리는 늘 활기찼고, 에너지가 넘쳤으며, 웃음과 즐거움이 자연스럽게 흘렀다.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16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 모임을 떠나는 사람들이 생겼다.
굳이 이유를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사업이 어려워졌고, 삶이 버거워졌고, 사람을 만날 여유마저 사라졌을 것이다.
그들은 소리 없이, 조용히, 그렇게 자리를 비워갔다.


지금 이 시점에 남아 있는 사람은 다섯 명뿐이다.
숫자로 보면 적어졌지만, 그 시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함께 웃었던 날들, 고민을 나누던 밤들, 서로의 전성기와 흔들림을 모두 지켜본 인연들.
그래서인지 추억은 따뜻하지만, 동시에 씁쓸함도 남는다.
어딘가 허전한 감정이 마음 한편을 건드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다섯은 만날 때마다 참 좋은 시간을 보낸다.
과시도, 비교도 없다.
서로의 현재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하고, 말이 없어도 편안하다.
이제 우리는 ‘잘 나가는 시절’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버텨온 시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되었다.


니체는 말했다.
“인간은 안락함 속에서 강해지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넘어설 때 비로소 성장한다.”


돌아보면 이 모임도 그랬다.
좋았던 시절에 모였지만, 어려운 시간을 지나며 진짜 관계만이 남았다.
떠난 이들이 잘못된 것도, 남은 이들이 더 강한 것도 아니다.
다만 각자의 삶이 선택한 방향이 달랐을 뿐이다.


16년이 지난 지금, 이 모임은 더 조용해졌고 더 단단해졌다.
사람이 줄어든 자리에 공허함이 남았지만,
그 자리를 대신해 신뢰와 이해가 깊어졌다.


아마도 인연이란 그런 것일 것이다.
많이 모이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함께 남아 있는 것의 의미를 알아가는 것.

작가의 이전글3년마다 찾아오던 졸업, 올해는 두 번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