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막내의 졸업식이 있다
1월 8일, 막내의 졸업식이 있다.
이 날짜를 달력에 적어두고 나서야
올해 졸업식이 두 번 뿐이라는 사실이 실감 났다.
나에게는 세 살 터울의 아이가 셋 있다.
그래서 우리 집의 입학과 졸업은
매해 있는 일이 아니라, 3년마다 한 번씩 몰아서 찾아오는 행사였다.
그 해가 오면 늘 바빴다.
세 번의 입학과 세 번의 졸업이
같은 해에 겹쳐 찾아왔다.
교복을 갈아입히고, 책가방을 고르고,
꽃다발을 들고 학교를 오르내리던 시간들.
몸은 바빴지만
마음만큼은 이상하게 가벼웠고,
또 벅찼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큰아이는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에 복학했다.
그래서 올해 졸업식은
둘째와 막내,
고등학교와 중학교 졸업 두 번뿐이다.
늘 반복되던 리듬이 하나 줄어들자
마음 한쪽이 비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분명 아이들은 잘 자라고 있는데,
그 성장의 속도가
어느 순간 나를 앞질러 가버린 것 같다.
아이들이 자란 만큼
나는 그만큼 나이를 먹고 있는 것이겠지.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사실이 서글프기보다는
조용한 감사를 불러온다.
어느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시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안을 지나간다.”
아이들의 졸업은
시간이 흘렀다는 증거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지나온 계절들이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장면일 것이다.
늘 완벽한 아빠는 아니었고,
충분히 잘해주지 못했다는 마음이 앞선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자기 자리에서, 자기 속도로
이만큼 자라주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이미 많은 것을 받은 사람이다.
올해는 졸업식이 하나 줄어든 해다.
하지만 그 빈자리에
아이들의 성장과
나의 기억이 더 깊게 남아 있다.
늘 감사하고, 늘 행복하다.
세 아이의 아빠로
이 시간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