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가 되어볼까?

by 여행가 박진호

누군가 말했다.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은, 평생 책 한 장만 읽는 사람과 같다고. 군대에서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이유 없이 오랜 여운이 남았다. 내가 아직 읽지 않은 페이지가 얼마나 많을지 궁금해졌고 그때 자연스럽게 여행에 관련된 서적을 찾기 시작했다. 좋아하던 유튜버 Soy the World의 책을 구매해 열심히 읽으며 세상이 넓다는 사실도 깨달았지만, 내가 너무 좁은 곳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을 먼저 일깨워줬고 가고 싶은 나라가 끝없이 생기기 시작했다.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강추’드립니다.!

스페인의 건축, 미국의 자유로운 에너지, 케냐의 거대한 자연.. 그리고 나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전역을 약 6개월 앞뒀던 상병 시절 여러 여행지를 검색하던 중 미국 뉴욕이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실 뉴욕은 내가 기대하던 대자연과는 거리가 많이 멀지만, 그래도 내가 정리해 뒀던 버킷리스트 중 뉴욕에서 이룰 수 있는 게 가장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뉴욕이다.! 나는 전역하고 뉴욕에 가겠노라 마음을 먹었고 꾸준히 저축하던 적금에 매달 10만 원씩 추가하게 됐다. 군대에서 전역 후 22살이던 나의 수중에 살면서 단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큰 규모의 금액이 들어왔다. 평소 먹고 싶던 거, 사고 싶던 것들을 꾹꾹 참고 모은 보람이 있었다. 예정대로 나는 뉴욕에 가기 위한 준비를 했다.

그 첫 번째 스텝은 영어공부였다. 여행 하나 가자고 영어공부? 너무 가성비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순 있지만, 나에겐 한 권의 책을 읽는 과정이었다. 겨우 Hello, How are you 정도를 할 수 있었던 내가 Joanne 선생님을 첫 영어 선생님으로 만나게 된 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 나의 발음과 문법 그리고 내가 말을 할 때마다 틀린 부분을 바로바로 지적해 주셨고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만 수업을 진행해주셔서 내 귀가 조금은 빨리 뚫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것이 느껴지던 순간 내 영어실력이 드라마틱하게 느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고 2시간 30분의 수업이 정말 짧게 느껴졌고 매일 영어학원 갈 생각에 설렘을 느꼈다. 그렇게 영어실력이 한 단계씩 늘어갈 때마다 나는 자신감이 생겼고 뉴욕 여행 출발 날짜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본격적으로 여행을 준비하면서 깨달은 것은 혼자 떠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누가 대신해 주는 단계는 하나도 없다는 것.. 비행기 표, 숙소, 일정, 비자까지 모든 것을 직접 찾아보고 결정해야 했다. 하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여행의 일부였고, 설렘의 시작이었다. 내 손으로 준비한 여행이라는 사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나는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다음 페이지를 넘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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