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행의 본질
사실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왜 오사카에만 가느냐고, 가서 먹기만 할 거냐고.. 오늘은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고자 한다. 내 오사카 여행의 본질은 미식이다. 우리는 어떤 대상의 본질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달라진다. 누군가에게 오사카의 본질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고, 글리코상 앞에서 사진을 남기는 것이다. 또 3박 이상의 일정이라면 교토, 고베, 나라까지 다녀와야 완성된 여행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정의한 오사카의 본질은 다르다. 이웃 나라에 사는 소중한 형 Kazu형과 함께 맛집을 돌며 먹고 이야기하는 시간, 그것이 내가 찾은 본질이자 오사카에 가는 이유가 되었다.
(여러분도 한 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여러분의 여행의 본질은 무엇인지, 그리고 일상 속에서 붙들고 있는 본질은 어떤 모습인지.)
1+1은 꼭 2여야만 할까? 수학의 세계에서는 그렇다. 명확하고 틀릴 여지가 없다. 하지만 문학의 세계에서 1과 1이 만날 때, 그 결과는 무한히 확장된다. 한 우주와 또 다른 우주가 만나 하나의 세계관이 되고, 한 사람과 또 다른 사람이 만나 사랑이라는 이름의 서사를 만든다. 그 순간 1+1은 더 이상 정답이 정해진 공식이 아니라, 서로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더하는 숫자가 된다.
어쩌면 나라는 사람과 오사카라는 여행지가 만나 전혀 다른 여행의 길을 열어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의 나는 계획 없는 여행을 시간 낭비이자 돈 낭비라고 비판해 왔다. 특히 해외에서 무계획으로 돌아다니는 모습은 90% J인 내 성향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일이었다. 하지만 막다른 길에서 뜻밖의 인연을 만나듯, 지난 일본 여행에서 나는 일부러 막다른 길로 걸어 들어가 보기로 했다. 언제나 여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 열던 엑셀 파일을 과감히 삭제하고, 단 하나의 일정도 정하지 않은 채 그날그날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결심했다. 일본에 사는 Kazu형과 1년 만에 다시 만나는 것, 그것이 유일한 계획이었다. 나는 미식의 도시 오사카에서 관광을 잠시 내려두고 먹는 일에 집중했다. 3박 4일 동안 열 곳의 식당을 방문했고,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나 오사카 전망대, 가이유칸 같은 대표 관광지는 찾지 않았다. 대신 Kazu 형과 여러 식당을 방문하고 또 필리핀에서 공부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더욱 가까워지게 됐고 세계 3대 야구리그 직관 (KBO, MLB, NPB)이라는 버킷리스트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오릭스 버팔로스의 홈구장 교세라 돔구장에 방문해 야구를 보며 오랫동안 품어왔던 소소한 버킷리스트 하나를 이루었다.
오는 4월, 나는 다시 한번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도 미식 여행이 될지, 아니면 관광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것은 어떤 형태의 여행이 되든 내가 정의한 본질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여정을 또 한 번 기록해 나누고 싶다. 여행을 하는 이유는 결국,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