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에서 보낸 2년 그리고 반

by 김현진

부다페스트에서 지낸 지 2년 그리고 반이 지났다.

누군가 그랬지 시간은 쏜살과 같다고,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언제나 뒤돌아 봤을 때 느끼는 것이지 떠나기 전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마 지난 시간의 삶이 나름대로 힘들었을 때만 지나온 시간을 반추하고 싶은 걸테니까.

부다페스트를 처음 가려고 마음먹었을 때와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인생에 있어서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했었고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계속해서 내 인생에 부채처럼 남아있는 중국어 공부처럼 지금의 기회를 가슴속에 남기고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더욱이 한발 더 내딛지 않고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의 상황이기도 했다.

첫해에는, 아니지,,, 첫 100일은 신생아가 엄마의 양수 속을 벗어나 지상에서 숨을 쉬고 생존해나가려고 하는 것처럼

폐에 숨이 가득 찬 채로 처절하게 일을 했었다,

겉으로 봤을 땐 포지션만 바뀌고 나라가 바뀌고 지역만 바뀌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어했냐고 말할 정도로 간단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누구나 다 건강히 그리고 잘 살면 되는 간단한 문제를 아무도 해결한 적이 없던 것처럼,, 좀 어려웠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항상 나는 후회하면서, 그 결정을 곱씹으면서, 그러한 결정을 내린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욕지거리를 해대며 지냈다.

이번에도 다를 건 없었다 그런 인간이라.

그리고 1년이 지나고 난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초반에 겪던 고난보다 더 큰일들이 물밀듯이 밀려와도 그저 광기와 허탈함에 가득 찬 웃음을 지닌 채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즐거움을 조금씩 찾아가면서 느린 유럽의 문화에 젖어들었다.

그리고 또다시 2년이 지났을 때, 이 자리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원하는 모든 걸 가질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그리고 정말 생각보다 금전적으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었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돌아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아마 남아있었다면 생각지도 못한 어려운 일들로 인해 한국으로 영영 돌아오지 못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한국에 돌아올 이유는 충분히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돌아온 것을 부분 아쉬워한다. 다 가질 수없는걸 아는데 말이지?


인간이란 얼마나 연약하고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아니면 나라는 인간이 인류에서 가장 변덕이 심한 인간인지 모르겠다.

그저 오늘도 이 글을 기록으로 남겨 또다시 어려운 결정을 했을 때, 뒤돌아 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기념하는 기념비로 사용해야지

결국 인생은 선택과 기록의 연속이고 그걸 돌릴 수 있을 때도 있지만, 돌아온 길을 모두 부셔서 자갈로 만든다고 한들 내 가슴속에는 박혀있을 테니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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