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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분의 일 Oct 09. 2022

그간의 변화

갑작스러운 인도 출장

221009 


두 달여간의 백수 생활을 끝내고 취업을 했고 남자 친구와 헤어졌고 날이 추워져 보일러를 틀었고 이틀 후에는 인도로 출장을 간다.

집안 가구 배치를 바꾸었고 이사 온 후 3개월 동안 풀지 않았던 짐을 풀어 미술도구를 꺼냈고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계속 미뤄두었던 외할머니에게 드릴 해바라기 밭을 다시 그리고 있다.

엄마가 커피머신을 선물해주겠다고 해서 뭘 살지 고르고 있는 중이다.


사람일이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인생은 살면 살수록 복잡해지기만 한다.

경험이 늘어나니 점차 무뎌지는데 그럼에도 견뎌야 하는 것은 많아진다.


한 달 전의 나는 방에서 온갖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하루 종일 울기나 하는 사람이었다.

직장과 애인 두 가지를 동시에 잃고서 나는 그냥 원 없이 앓았고 아파했고 가슴 조리는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이 지나니 깨달아지는 것이 있더이다.

깨달음에는 대가가 따랐다. 근데 가성비는 별로 안 좋은 것 같다. 젠장


의문투성이인 세상에 대한 나의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는 그 사람이 어찌나 멋있어 보였던지.

그래서 그의 대답이 나에게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내 삶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있었다.

각자의 삶에는 각자의 답이 있다. 우리는 그걸 몰랐고 상처 주었고 헤어졌다. 

 

한 가지 더.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어느 회사에 가도 만족을 못하겠구나 였다.

일할 수 있고 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감사하게 다니자 라는 생각으로 눈을 낮추어 회사를 찾아보았고 그렇게 들어간 회사는 기대 이상으로 마음에 들었다.

아직까진 사람들도 좋고 일도 재미있다.


회사원이 되면 비행기는 못 타겠지 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는데 흔히 말하는 역마살이라는 것이 있는가 보다. 너무 갑작스럽게 결정된 출장이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살면서 인도라는 곳을 언제 가볼 수 있겠나 싶으면서도 실수하면 어쩌지, 내 몫을 다하지 못하면 어쩌지 와 같은 생각들.. 짧은 출장이지만 실수하지 않고 충분하게 내 몫을 하고 귀국했으면 좋겠다.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났다. 누군가에겐 별거 아닐 수도 있는 시간들, 물론 나에게도 시간이 지나면 별거가 아니게 될 일들, 눈물 닦으면 다 에피소드라고 했나. 여기 에피소드 하나 추가요. 


앞으로의 일은 나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인생을 지켜내자.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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