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협력協力사? 협박脅迫사?

by 김동순


의로움義과 이익利의 충돌



더 많은 물량과 더 높은 단가를 받아내고 싶은 입장이 협력사입니다. 그런데, 다른 곳으로 물량이 빠져나가고, 단가가 깎이고, 결제 조건마저 나빠지고, 합리적인 단가 인상 요구까지 거절당하면, 협력사도 마음이 틀어지고 시비를 걸게 됩니다. 이런 시비의 ‘조짐’이 쌓이고 쌓이면 납품을 거부하고, 결정적인 시기에 거래 중단을 통보합니다. 거래 당사자 간 신의성실이 사라지고 각자의 이익만을 다투게 됩니다. 물품을 받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회사는 협력사가 통보한 극단적인(?) 요구 사항에 대한 정확한 상황 판단과 피해를 줄이는 결정을 해야 합니다.


모든 사건에는 원인이 있고, 상당한 기간 조짐이 있는데, 그냥저냥 방치했던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협력사가 협박사로 돌변하여 거래 중단을 전제로 무리한 사항을 요구하면, 공장은 생산을 멈추게 되고, 결품이 발생하여 고객사의 막대한 클레임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정당한 귀책 사유가 협력사가 아닌 우리 회사에 있다면, 우리가 할 방법은 두 가지 정도밖에 없습니다.


첫째, 과감한 보상을 해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도 부득이 거래를 유지해야 하는 협력사라면 그들의 요구 사항이나 그것에 좀 더 추가하여 금전적 보상을 해야 할 것입니다. 불공평하였음을 말로만 인정하는 것은 협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더 무리한 요구만 촉발합니다. 조건을 추가하여 보상의 의도를 의심케 하는 것도 불필요합니다. 또한, 그 협력사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의 직무변경까지 조치하는 것도 사안에 따라 필요합니다.


둘째, 최고 경영자[권력자]가 담판에 나서야 합니다.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이미 최고 권력자가 그동안의 히스토리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협력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 확실하다면 ‘타이밍’을 늦추지 말고 신속히 협력사의 최고 경영자에게 사과하고, 요구 사항에 대한 담판을 짓는 것이 좋습니다. 더는 문제가 번지지 않도록 틀어막아야 합니다. 시간을 끌어서, 누군가 대신 나서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피해서 될 일이 아니다 싶으면 당장 만나야 합니다. 이 사과는 절대 쉽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계속 밀어붙였던 사람이 갑자기 진정한 사과를 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고, 협력사 최고 경영자 역시 그런 사과를 받아들이기가 절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도록 몇 번이고 사과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는 협력사를 협박사로 만들지 않는 사전 조치나, 거래의 파트너로 관계를 유지하며, 갈등을 예방할 방안을 몇 가지 찾아보겠습니다.


첫째, 협력사의 뒤통수를 치는 비밀은 비밀이 아닙니다. 뒤통수를 치기 전에 벌써 다 알려지게 됩니다. 우리 회사든 협력사든 무리한 욕심엔 반드시 보복이 따르게 되니, 이해가 걸려있는 품질, 단가, 납기나 사업계획 등에는 합리적인 협상과 거래가 필요합니다. 결국, 물량과 단가의 문제가 모든 관계를 결정합니다. 따라서, 인정 가능한 협력사의 요구는 받아들이는 것이 맞고, 가능하면 서로 협력하여 단가의 유지나 저감을 위한 노력을 해서 이익의 공정한 분배를 할 수 있다면 더 좋습니다.


반대로, 협력사의 요구가 터무니없다면, 그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인가 더 심각한 문제를 숨기려는 의도가 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둘째, 협력사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우리 회사에 불리한 사건들이 빈번히 발생하면 당연히 다른 업체를 발굴해야 합니다. 물론, 신규 업체를 찾는 것부터, 찾았다 하더라도 조건과 자격을 갖추도록 육성하는 것도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들어갑니다.


그런데, 신규 업체의 발굴과 육성 자체가 매우 곤란하다면, 현재의 협력사가 납품하는 제품을 리스크Risk 품목으로 지정하여 적정재고를 당장 2배에서 4배로 늘려서 관리해야 합니다. 이 방법은 협력사의 무리한 요구에 대응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공급망SCM 관점에서 외부요인에 의한 차질이 예상될 경우에도 선제 대응으로 꼭 필요한 조치입니다. 재고(금액) 증가보다 생산 중단의 피해가 더 커지면 안 됩니다.


셋째, 거래계약서는 필요에 따라 갱신해야 합니다. 보통은 기본거래계약서에서 출발합니다만, 거래 기간 중 중요한 조항의 수정이나, 삭제, 추가의 필요가 발생하면 바로바로 보완하여야 합니다. 계약 사항을 수정 보완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할수록 회사는 점점 더 안전합니다.


넷째, 임원 대 임원의 미팅을 정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협력 관계란 마치 ‘이인삼각(2인3각) 달리기’와 같습니다. 당연히 혼자 냅다 뛰는 것보다 훨씬 불편합니다. 각자 다른 곳을 보더라도, 문제는 함께 해결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특히, 고객이 요구하는 CRCost Reduction을 요청받았거나, 원가 절감을 위한 생산 조건 변경의 아이디어 논의와 꾸준한 공동 추진도 좋은 협력입니다.



협박에 대한 협상의 칼자루는

재고(在庫, Inventory)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5-8. 갑甲회사와 을乙회사의 윈Win-윈W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