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갑甲회사와 을乙회사의 윈Win-윈Win

by 김동순


민법

제2조 (신의성실) ①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납품을 받는 회사인 갑甲회사와 납품을 하는 회사인 을乙회사 사이에는, 거래계약서라는 것이 있고, 대부분 계약서의 끝부분엔 ‘신의와 성실’ 조항이 있습니다. 신의와 성실을 현실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계약서가 필요한데, 일부 회사에서는 충분히 예견될 수 있는 문제조차 계약서에 써넣지 않아 막상 문제가 발생하면, 그 계약서를 가지고는 협의나 조처를 진행할 수 없어 해결이 곤란한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래서,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애초부터 문제 발생 시 의견 불일치가 심각해서 법정까지 갈 수도 있다는 상황 설정까지 염두에 두고, 매우 구체적으로 작성하여야 합니다. 거래가 크든 작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표준 서식으로 먼저 잘 만들어 놓고, 비용을 좀 들여서라도 법률적 검토까지 끝내 놓으면, 나머지는 계약마다 응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기업 간의 비즈니스에서 ‘신의와 성실’은 절대 말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협력 관계로서 갑과 을이 맺어진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서로 상생相生하자는 것이며, 각각의 존재나 서로의 협력이 사업의 성공에, 갑회사는 을회사가 있어서, 을회사는 갑회사가 있어서 각자 이익의 거래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입니다. 이런 목적을 얻기 위해 갑회사나 을회사나 서로에게 지켜야 할 3가지의 도리가 각각 있습니다.


갑회사는 첫째, 을회사를 부당할 정도로 가혹하게 이끌면 안 되고 둘째, 부정不正하면 안 되고 셋째, 결제는 정확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을회사를 가혹하게 이끈다는 것은 주로, 매우 높은 품질 수준의 요구, 매년 정당한 비율 이상의 납품 가격 인하, 납기 미준수에 대한 너무 큰 페널티 부과가 대표적인데, 이것이 심할 경우, 갑회사의 횡포로 여겨져 을회사들이 집단으로 무리함을 호소하고 적극적으로 조정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갑회사가 을회사가 처할 부담을 전혀 예측하지 않고 을회사에게 무작정 요구하는 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갑회사는 1년에 한두 번 정도 이러한 요구의 과정과 배경, 목표 설정의 근거를 투명하게 밝히고 제시해야 합니다. 을회사의 정당한 수정 요구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대응하여 협력할 일입니다.


어쨌거나, 갑회사의 근거 있는 요구 사항과 을회사의 목표 달성으로 갑회사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을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이 함께 보장될 수 있다는 것을 서로 확실히 인식해야 합니다. 을회사인 협력회사들이 지금은 따라오기 힘들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갑회사인 “모기업 덕분에 좋아졌다, 고맙다.”라는 인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요구와 설득의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갑회사와 을회사가 협의, 결정하는 평가 기준입니다. 이 평가 기준, 룰Rule은 두 가지 기능을 하게 되는데, 하나는 치열한 경쟁과 더불어 공정한 평가가 가능하게 하여, 그 성과에 따라 지속적인 거래를 할 것인가를 결정하며, 그러기 위해 을회사는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도달해야 하는가를 제시하는 기준이 됩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을회사가 이 평가 기준을 자세히 해석하면, 갑회사와 비즈니스에서 앞으로 어떤 행동을 단계적으로 취해야 하는지 그 경로를 알 수 있도록 즉, 잘할 방법을 알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평가 기준을 작성하기 전에 매우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갑회사가 을회사로부터 받는 품목과 서비스에 대한 요구 사항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서로 합의해야 합니다. 이 요구 사항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품질 사양, 가격, 결제 조건, 납기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 요구 사항이 불명확하면 거래의 모든 것이 불명확해집니다.


둘째, 갑회사는 을회사와 거래에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부정함이 있으면 안 됩니다. 윤리 경영, 신뢰 경영을 표방하지만, 그런 표어나 의지를 액자나 현수막에 넣는 것처럼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윤리 경영이나 신뢰 경영은 경영자나 임원, 주주들의 압력 또는 방임, 예우 등에서 문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당연하고도 당연하지만, 의사 결정에 권한이 있거나 개입할 수 있는 권력 집단이 이러한 부정을 아예 멀리해야 합니다. 말로는 경영진의 경영 차원에서 의사 결정이라고 하지만, 그런 모호한 말과 방식으로 부정이 일어난다면, 회사는 곧 부실해지고 부패하게 됩니다. 떳떳하지 못한 일을 저지르면서 경영의 책임과 권한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하도록 정하면 됩니다. 규정에 따라서 올바른 검토와 심의의 과정(프로세스)을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맞습니다.


거래 관계에 있어,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유혹이나 후안무치厚顔無恥에 빠지면 절대 안 됩니다. 예방이 가장 좋지만, 누구든지 부정한 거래 행위가 드러나면 공개적으로 큰 벌을 주어 일벌백계一罰百戒해야 합니다. 일하다 실수하는 것과 의도적인 부정은 다릅니다. 부정으로 시작된 거래 때문에 망한 회사는 수없이 많습니다. 망하는 데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지금까지도 잘해 왔지만, 앞으로도 임원과 리더들은 스스로 경계하여,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조심하고 조심할 일입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붙이면 안 됩니다.


셋째, 갑회사는 을회사와의 정상적인 거래에 있어서 계약에 벗어나지 않는 결제를 이행해야 합니다. 보통, 을회사는 하나의 거래에서 두 번 신나는 때가 있습니다. 갑회사로부터 주문받았을 때와 받을 돈이 입금되었을 때입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통장을 확인하니, 갑회사로부터 입금될 금액이 제대로 들어와 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을회사의 담당자는 ‘역시!’라는 생각과 함께 힘이 불끈 날 것입니다. 갑회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반대로 갑회사가 “월말이라서 좀 어렵네요”, “금액이 너무 커서”라면, 을회사는 “아니, 그 (갑) 회사에만 월말이 오나요?” “아니, 우리 금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매출액의 의존도가 높은 걸 모르나요?”라고 합니다. 몇 차례 망설이다가 어렵게 전화했는데, 이런 말을 듣는다면 을회사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을회사에 주문을 내는 것도 신중해야 하지만, 결제는 무조건 정확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 직원 월급이나 을회사의 결제 대금이나 똑같이 생각해야 하고, 돈이 부족하면 갑회사는 어떤 핑계도 대지 말고 마이너스 대출을 받아서라도 지급해야 합니다. 거래에서의 신의와 성실은 갑회사로부터 나옵니다.


지금까지 갑회사가 지켜야 하는 3가지의 도리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이제 협력회사 즉, 을회사의 기본 3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갑회사를 고맙게 생각하고 둘째, 뭔가 억울하면 더 잘해서 더 강해져야 하고 셋째, 스스로 시장과 고객을 넓혀야 합니다.


어떤 경우는, 을회사가 기술적 주도권을 갖고 있고, 갑회사보다 규모가 커서 거래를 좌지우지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어쨌거나 갑회사는 고객이므로 감사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매출이 크든 작든, 갑회사인 고객이 있음으로써 사업이 지속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큰 규모의 갑회사 사업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작은 을회사라면 더욱더 그럴 수밖에 없는데, 일단 을회사가 필요한 매출을 일으켜 주고, 때로는 새로운 사업과 아이템을 개발할 기회나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감사해야 합니다. 을회사가 원했던 갑회사와의 거래가 ‘필요’하다는 조건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진정성 있는 감사의 마음과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이러한 태도에 덧붙여, 함께하는 사업에 대해, 개선이나 제안 등 각종 아이디어를 갑회사에 먼저 꾸준히 건의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갑과 을회사의 훌륭한 파트너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을회사끼리 모이면, 아니 을회사 안에서도 갑회사의 횡포(?)에 대해 무척 화를 내면서, “말도 안 된다, 계속 거래를 해야 해? 자기네들 것만 챙겨 이익을 내면서 우린 다 죽으란 이야기냐, 정말 나쁘다.” 등등 성토가 이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그럼 거래를 그만둘 건가?’ 여기까지 도달하면 결론은 새로운 것 없습니다. 물론, 갑회사의 매우 부당한 처사가 명명백백하다면 법적인 절차를 거쳐서라도 반드시 제대로 처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가 아니고, 흔히 듣는 말로 ‘갑회사는 을회사를 죽이지도 살리지도 않는다’라는 억울함이라면, 그렇게 억울하면, 을회사는 더 잘해서 지금보다 훨씬 강해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무결점 품질을 제공하고, 납기는 밤을 새워서라도 맞춥니다. 5%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 10%(?) 싸게 만들어 웃으면서 주면 됩니다.


갑회사의 무리한 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따라잡다 보니, 을회사 스스로 생각하지 못했던 경쟁력의 목표가 갑회사로 인해 뚜렷해졌고, 그것을 달성해 낸다면 그만큼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가끔 와서 ‘왜 이렇게 안 했습니까? 약속 안 지킬 겁니까? 그러면 3개월 후부터는 거래 안 합니다. 인원을 줄이든지, 생산량을 늘리든지, 불량을 내지 말든지, 뭔가 내놓지 않으면 정말 신규 물량은 없습니다. 이 지경인데, 사장님이나 임원이나 집에서 잠이 옵니까? 직원들이 퇴근해도 됩니까? 이 회사의 부장, 과장은 뭐 하는 사람들입니까? 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 돼요?’라고 자기네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더라고. 화나지. 무척 화나지. 그래서 사흘 동안 직원들하고 죽기 살기로 집에도 안 가고 오기로 붙어서 해결했지. 그래도 분이 안 풀리더라고. 그런데 자네한테 만 하는 이야기지만, 그 친구들 한편으로는 잘하는 거야. 나한테 그렇게 안 했으면, 그거 해결 안 됐어. 나도 그 친구들 핑계 대고 소리 질렀고, 같이 밤새웠으니까... 결국, 해결했잖아! 허허” 을회사의 임원으로 있는 친구의 이야기였습니다.


알아서 하든, 시켜서 하든, 지금보다 더 잘할 기회를 잡아서 내 것으로 만들면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쟁력을 가지고, 국내와 해외에서 제2, 제3의 고객을 만들어 내면 성공하는 겁니다. 지금의 고객에게 충실한 것은 기본이고,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넓히는 것이 을회사로서 당연한 경영 과제입니다. 경영의 위기관리, 수익의 다각화 관점에서 당연합니다.


새로운 고객을 만드는 것은, 일단 업계에 좋은 평판이 나도록 노력하는 것이 첫째입니다. 둘째로, 때가 되면 그런 소문을 업고 적극적으로 홍보, 마케팅을 펼쳐야 합니다. 셋째로, 새로운 고객은 어렵고 까다롭게 인연을 맺어야 하고, 서두르지 말고 최선을 다해 꼭 성공해야 합니다. 준비가 안 됐는데, 여력이 부족한데, 기회가 갑자기 생겼다고 무조건 덥석 거래를 시작하면 안 됩니다. 차근차근히 해도 늦거나 뒤처지지 않습니다. 확실하게 실수 없이 하는 것이 사업을 더 빠르게 확장합니다. 되는 사업은 되게 돼 있습니다.


을회사의 도리와 적응 방식 세 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지금부터는 갑회사의 을회사에 대한 평가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평가에 관한 생각과 시스템을 설계할 경우, 고려해야 할 세 가지가 있으니 먼저 알아봅니다.


첫째, 평가는 복잡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평가 항목은 갑회사의 입장에서 관리 가능한 것이어야지, 굳이 을회사의 내부적인 문제, 예를 들면 을회사의 경영자 학력이나 경력, 자금 현황, 경영 이념, 조직도, 인원 구성, 설비 현황 등등은 협력회사로서 등록의 가부를 판단할 때나 을회사에 대한 경영 기술 지도 등이 협약되어 있을 때의 고려 사항이지, 이미 거래 관계가 진행된 경우에는 중요한 평가 항목이 아닙니다. 그런 사항들은 을회사가 알아서 할 내부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평가 대상 기간 중의 품질, 가격, 납기의 세 가지 큰 항목을 놓고, 갑회사의 관리 지표와 연계하여 몇 개의 소항목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시 말해서, 현상을 유지하든, 개선하든, 갑회사가 을회사에 대해 관리 가능한 것만을 평가 항목으로 설계하여야, 오해가 없고 불필요한 일이 없고, 좋은 평가를 위해 서로 집중할 수 있습니다.


둘째, 측정이 가능해야 합니다.


측정이 가능하기 위해서, 각 평가 항목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산출 공식’이 올바로 정의되어야 합니다. 각각의 변수가 올바르게 정의되지 못하면, 계산과 평가의 오류가 넘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생산량이라면 현장에서 작업이 종료된 양인지, 창고에 입고된 양인지, 출하된 양인지를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매출액이라면, 제품 매출액인지 아니면 상품 매출까지 포함한 것인지를 구별해야 합니다. 고객과의 통화 건수는 통화를 시도한 전체 건수인지, 실제로 고객과의 유효한 통화 건수인지를 정확히 해야 합니다.


산출 공식이 명확하다면, 그다음으로는 ‘추적’이 가능해야 합니다. 수불受拂의 반복에 따라 최종 데이터가 나오게 되므로, 평가항목지표의 수준이 저조하거나 이상한 값을 보일 때, 데이터를 추적하여 개선의 여지를 찾거나 오류를 수정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추적성이 확보되면 또 한 가지, 크로스 체크, 즉 필요할 때 이중으로 검증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이따금 평가라는 것이 일방적으로 한쪽의 의견만 듣고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역시 유용합니다.


마지막으로,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은 금액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평가라는 방법을 통해, 그간 노력의 결과를 기업의 이익으로 반영할 수 있어, 갑회사든 을회사든 경영의 향후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즉, 불량이나 오류가 5% 감소 되었다거나, 납기 준수율이 20% 좋아졌다는 것이 금액적 효과로 계산될 수 있을 때, 개선의 보람이나 평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셋째, 여러 항목인 경우에는 항목별 가중치를 적용해야 하며, 각각의 항목은 절대적 성과와 상대적 향상도로 종합 평가하도록 합니다.


항목별 가중치는 품질 40%, 납기 30%, 가격 30% 같이 갑회사의 전략에 따라 배분, 배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품질에 대해서라면, 품질 목표나 합의 수준에 얼마나 도달하였는지를 계산한 절대 성과와 전년 대비 그것들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보는 향상도의 2가지를 종합하여 평가합니다.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전년 대비 향상도가 높은 것이 당연히 가장 좋고, 성과는 높은데 향상도가 낮은 것이 그다음이고, 목표 미달로 성과가 낮은데 향상도는 높은 것이 세 번째이며, 향상도까지 낮은 것이 가장 나쁜 것이 됩니다. 성과만을 볼 것이 아니고, 이처럼 역량의 변화까지도 올바른 척도로써 판단하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면, 어쩌면 있을지 모를 갑회사의 귀책 사유로 인한 을회사에 대한 평가 부적절도 고려해야 합니다.


을회사에 대한 인센티브든, 페널티든, 결국 지금까지 밝힌 평가 기준, 즉 룰에 따르면 됩니다.



갑甲이든 을乙이든

넘지 말아야 할 선線은 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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