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은 그만! 슬기로운 직장생활 NO.25
뜬굼없는 제목에 다들 당황했을지도...ㅋ
요즘 지하철만 타면 자꾸 목이 꺾인다.
근데 나만 그런게 아니다.
출근할 때도 그렇지만 퇴근할 때는 다들 약속한 듯이 세트로 꾸벅꾸벅 존다. 그 고단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지. 자는 모습만 봐도 짠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페트로놈처럼 고개가 자꾸 옆으로 치이는 옆사람은 무슨 죄란 말인가?
본인도 힘든데 자꾸 고개가 깔딱거려 계속 거슬리고 짜증이 날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누구도 어깨를 힘껏 밀어 "그만 좀 졸라"고 무언의 눈치를 주어 무안하게 하거나, 나를 피해 좀더 옆으로 가서 내가 목이 갑자기 툭 꺾여서 내 졸음에 내가 깨는 일은 생기지 않게 했다.
그냥 묵묵히 자신의 어깨를 내주신 것이다.
얌전히 팔짱 끼고 앞으로 살짝 고개만 꺾이는 게 가장 좋은 졸음 자세다. 양 옆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가장 얌전한 포즈라 볼 수 있다.
가방을 끌어 안고 자는 사람은 가방을 사수해야하기 때문에 잠깐잠깐 정신을 차리기 때문에 그것도 좋은 자세라 할 수 있다.
지하철 졸음의 고수는 바로 서서 자는 것이다. 중력의 법칙으로 고개가 떨어져 놀라서 깰 수밖에 없는데 그걸 기어코 극복해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근데 내가 가장 편한 자세는 지하철 맨끝 자리에 앉아 난간에 기대서 자는 거다. 팔 올려 배개 형태로 편하게 잘 수 있고, 그냥 머리만 기대서 졸기에 딱이다.
그 다음 차선책은 맨끝 자리 바로 옆이다. 이건 아는 사람만 아는 건데, 그 자리부터 창문이 안쪽으로 들어가 거기에 머리를 콕 박고 자거나 그 튀어나온 모서리에 머리를 기대고 잘 수 있다. 물론 것도 고개가 옆으로 꺾이면 도로아미타불. 민폐 시작인 셈이다.
물론 민폐의 하이라이트는 아예 코골고 주무시는 양반이다. 그냥 여기가 내 안방이다 생각하고 자기 때문에 그 코고는 소리가 지하철 칸내에 있는 모든 사람을 괴롭힌다.
소리로 사람을 때리는 격이다. 최소한 이 행동만은 하지 말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조는 것도 배려가 필요하다. 졸음 고개의 꺾임 방향이 앞이 아니라, 옆이 되는 순간 민폐가 시작되는 것이다.
마음 착한 분을 만나게 되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본인의 어깨를 빌려주시지만, 대체로 이런 분을 만나는 건 지하철에서 내가 졸지 않는 것만큼 쉽지 않다.
오히려 다른 빈 자리가 생기면 그분이 먼저 탈출하고 싶을 것이다.ㅋㅋ
이게 왜 새삼스럽게 느껴졌을까?
요즘 내가 지하철 탈 때마다 고개가 사정없이 꺾여지기 때문이다.
나는 잠을 잘 자는 사람이지, 지하철에서 자는 사람은 아니다. (물론 날때부터 지하철에서 자는 사람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조는 사람을 보면 딱하게 보는 경우가 많았고, 자꾸 고개가 꺾여 옆사람의 어깨를 치는 걸 보면 내가 저 사람 옆자리에 앉지 않는 걸 다행으로 여겼다.
근데 내가 그 민폐스러운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다. 한번은 상모를 사정없이 돌리다가 지하철 창문에 땅 부딪쳐 그 소리에 놀라 깬 적도 있다.
이제는 조는 사람을 보면 동병상련의 정이 느껴진다. 그날의 고단함이 클수록 목이 더 사정없이 꺾여지리라.
고단함이 습관인지라 잠깐의 졸음이 소스라치는 오한도 있지만 개운함도 있다.
직딩들이여!
과감하게 졸고(민폐끼치지 않는 선에서)
개운하게 깨자(조는게 눈 감는 것보다 낫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그동안 제가 졸 때마다 어깨 빌려주셔서 감사합니다!"